미국發 자금세탁방지 이슈···당국도 은행도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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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방준비제도이사회·뉴욕 금융감독청 국내 은행들 현지 지점 감사 예정
(사진=FRB 홈페이지)
(사진=FRB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뉴욕 금융감독청(DFS)이 국내 은행들의 미국 지점에 대한 자금세탁방지 관련 감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조짐이다. 

우선 첫타자로 NH농협은행의 뉴욕지점이 꼽혔지만, KB국민은행·KEB하나은행·신한은행은 물론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의 현지 지점에 대한 감사 역시 올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뉴욕 DFS가 한국계 은행 현지 지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감사를 그간 예고해 왔기 때문이다. 이를 대비해 국내 은행들은 담당 인력수를 꾸준히 늘리는 한편, 담당팀을 '자금세탁방지실'로 승격시키며 대비해 왔다. 그럼에도 은행권은 이번 감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자금세탁은 '자금을 위법한 출처를 숨겨 적법한 것처럼 위장하는 과정'을 뜻한다. FRB와 뉴욕 DFS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AML(Anti-Money Laungering) 시스템이 적절한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지점 수준의 작은 규모라고 하더라도 미국의 금융회사 수준의 시스템 구비를 요구하고 있고, 정확한 기준을 정해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국제기구인 FATF(Financial Action Task Force on Money Laundering) 또는 APG(Asia/Pacific Group on Money Laundering)의 이행 기준 수준을 맞추라는게 미국 금융당국의 눈높이라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016년 뉴욕 DFS로부터 123억원 규모 과태료를 부과받은 바 있다. 범죄·지금세탁 가능성 테러노출 등을 막을 내부통제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이유에서다. 

관련 인력이 기존보다 네배나 충원한 52명에 달하고, 이대훈 행장이 지난해 11월 직접 FRB 및 금융감독청 관계자를 찾아가는 등 공을 들여 왔지만 이번 감사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하기 이르다. 

국내 은행들이 이토록 미국 금융당국의 감사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까다로운 기준 때문만은 아니다. 이란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과 관련 지난 2011년 재미교포의 제3자 제재조항 위반 문제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국내 은행들도 연관되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불신을 받아온 분위기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시 재미교모 정모씨가 두바이 대리석을 이란에 판매하는 중계무역 방식을 가장해 이란측 자금 1조700억원을 미국 회사 등으로 송금해 준 사건이 적발됐고, 이후 이 사건에 대한 한미 사법당국의 해석이 달랐다. 

한국 검찰은 재미교포 정모씨에 대해서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이와 관련한 국내 은행들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반면 미국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한 국내 은행들에 대한 조사를 그간 지속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국내 은행들에 대한 불신이 쌓여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금융권에 존재한다. 

한국의 금융감독원 역시 최근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지점에 대한 자금세탁 방지 체계를 보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첫 타자로 IBK기업은행의 베트남 하노이지점에 대한 현장 검사를 실시한 후 경영유의 및 개선사항 등의 조치를 내렸다. 첫 현장 점검의 대상이 된 IBK기업은행 이외에도 앞으로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지점에 대해 자금세탁 관련 꾸준한 현장 감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관련 국제기구 FATF의 평가 대상이 되는데다가, 오는 7월부터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는 등 제도가 더욱 엄격해 지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BNP파리바와 HSBC가 이란 제재 대상국과 거래한 이유로 미국 정부로부터 각각 9조7000억원과 2조700억원대의 천문학적 벌금을 부과받은 점을 놓고 보면, 앞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현지 영업력보다 더 중시해야 할 요소가 자금세탁방지 등 글로벌 해외 기준 부합 여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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