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최악 스태그플레이션 올 수 있다"
그린스펀, "최악 스태그플레이션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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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통해 장기 高인플레 가능성 제기 
냉전 종식-외환위기등 亞경제 보약 '낙관'
노령화-생산성 저하-앤캐리 등 '장애물'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FRB가 향후 몇년간 인플레율을 1∼2%대로 억제하는데 실패한다면 금리를 두자리수 대로 올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25여년간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각해지면서 기준금리를 최소 10%대까지 현재의 배로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을 제시했다.
심지어 그는 저성장-고물가라는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도래의 가능성까지도 경고했다. 그는 또 정치적 동기가 우선시 된다며 부시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히 비판했다. 반면 아시아 경제에 대해서는 희망적 메시지를 던졌다.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오는 17일(현지시간) 공식 출간되는 회고록 <격동의 시대: 신세계에서의 모험>(사진)에서 이같이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외신들이 15일 보도했다.

그린스펀은 FRB가 의회의 압력에 굴복하게 될 경우 미국의 인플레율은 2030년까지 연평균 4∼5%에 이를 것이며,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의 금리는 연 8%에 달하거나 일시적으로는 이 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린스펀은 또 부시 행정부가 건전한 경제정책보다 정치적 동기를 더 우선시하고 활발한 경제정책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이같은 경제정책이 가져올 장기적(부정적) 결과에 대한 고려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그린스펀은 동아시아 경제에 대해서는 희망적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회고록의 아시아판 서문에서 "동아시아 국가들이 전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린스펀은 1997년 외환위기에 시달리며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에 목을 맸던 동아시아 국가들이 불과 10년이 지나지 않아 글로벌 경제의 신(新)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동아시아 경제의 `괄목상대`가 외환 위기 당시 고정환율제도를 폐기하고 경제 체제를 달러 환율에 연동시킴으로써 가능했다며, 외환위기는 금융시장 발전의 토대가 된 사건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과 일본은 전세계 투자자금의 4분의 1을 보유하고 있고, 기타 동아시아 국가들도 5%를 점유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특히 일본 및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을 크게 뛰어넘는 연평균 4~10%의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을 이어가면서도 한자리 수의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냉전 종식`을 동아시아 경제의 이 모든 기적을 가능케한 가장 중요한 경제사적 사건이라고 지목했다. 중국이 `죽의 장막`을 걷고 세계 경제의 문턱에 발을 내딛으면서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국에 전수하고 경제 체제를 재구축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3.5~9%에 달하는 동아시아 지역의 생산성 증가율이 3% 수준으로 후퇴할 경우 야기될 위기를 우려했다. 인간이 지성으로 창출 가능한 생산성 증가율은 3%를 넘지 않는다는 것.

일본을 비롯한 이 지역 국가들의 급속하게 노령화되고 있으며, 아시아 지역 경제가 세계화하는 과정에서 파생시킨 부작용인 `엔 캐리 트레이드`도 이 지역 경제의 앞날에 염려스러운 변수라고 그는 덧붙였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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