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야기 ②] '한국 반도체의 아버지' 강기동 박사를 아시나요
[반도체 이야기 ②] '한국 반도체의 아버지' 강기동 박사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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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코리아 신화의 진정한 '전설'
삼성전자가 올해 6월 출시한 대규모 데이터센터용 '8TB NF1 SSD' 제품 이미지.(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해 6월 출시한 대규모 데이터센터용 '8TB NF1 SSD' 제품 이미지.(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강기동 박사는 다른 수식어 없이 이름 석 자만으로 한국 반도체 산증인으로 통한다. 그는 한국 최초의 반도체 제조공장 '한국반도체(주)'를 세우며 한국 반도체 산업의 산파 역할을 했다.

비록 한국반도체는 경영난으로 명맥을 이어가진 못했다. 그러나 한국의 반도체가 세계 반도체 시장을 호령할 수 있게 한 점에서 강 박사는 '한국반도체의 아버지'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1934년 함경남도 함흥 출생인 강 박사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를 졸업했다. 대학원에 진학 후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면서 웨이퍼 가공 분야에 발을 들여놓는다.

모토로라에 입사해 반도체 핵심기술을 연구한 강 박사는 1974년 한국 최초로 웨이퍼부터 패키징(칩을 기판에 조립하는 일)까지 모든 공정이 가능한 '한국반도체(주)'를 설립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의 기술수준은 트랜지스터와  IC(Integrated Circuit)를 조립· 생산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래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시작을 한국반도체(주)설립으로 보는 것이 업계의 다수설이다.

한국반도체(주)는 공장 설립 후 유기발광다이오드(LED) 전자손목시계용 반도체 칩(KS-5001)을 개발했으나 기술적 한계와 수요 부진에 크게 성공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반도체는 흑백 TV와 오디오용 트랜지스터 10여 종을 자체 개발하며 부품 국산화에 크게 이바지했으나 중동 전쟁과 오일 파동 등 경영난으로 인해 삼성이 1974년과 1977년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인수, 1978년 삼성반도체(주)로 사명이 변경됐다.

강 박사의 한국반도체 설립은 국내 산업지형을 바꾸는 데 단초역할을 했다고 반도체 업계는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가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1978년 삼성반도체를 출범시켰고 금성사(1953년 LG그룹 창업주 구인회가 설립한 전자회사)는 1979년 대한반도체를 인수해 금성반도체를 설립했다.

삼성전자와 더불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양대 산맥인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도 그 무렵 설립됐다.

현대전자는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현대그룹이 1983년 현대중공업 산하에 전자사업팀을 설치하고 이를 토대로 설립된 회사다. 당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간청으로 현대전자 공장 설계를 강 박사가 맡았다.

오늘날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모태 모두가 강 박사 손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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