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야기 ③] 이건희가 뿌린 반도체 씨앗···'반도체 신화' 열매로
[반도체 이야기 ③] 이건희가 뿌린 반도체 씨앗···'반도체 신화' 열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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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산업, 나라의 미래를 바꾸는 산업"
1987년 8월, 3라인 착공식에서 고 이병철 선대회장(왼쪽 첫 번째)과 이건희 회장(왼쪽 두 번째)이 공장 조감도를 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1987년 8월, 3라인 착공식에서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오른쪽 첫 번째)과 이건희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공장 조감도를 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반도체야말로 삼성전자의 미래 씨앗이 될 것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말처럼 반도체는 삼성전자를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부상시켰다. 삼성이 반도체사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약 44년이 흘렀다. 삼성이 처음 반도체사업에 뛰어든 1974년은 미국과 일본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삼성이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하자 당시 재계와 여론은 냉소적으로 바라봤다. 반도체사업은 인구 1억 이상, 국민총생산(GNP) 1만달러 이상, 국내 소비 50% 이상이 돼야 가능한 사업이었지만 당시 우리나라의 실정은 이 중 어느 하나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은 반도체 사업이야말로 나라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사업으로 확신했고 정면 돌파했다.

이건희 회장은 1974년 내부 반대의견에도 세계 오일파동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던 한국반도체를 인수한다. 한국반도체는 우리나라 최초 웨이퍼부터 패키징까지 모든 공정이 가능한 회사였다. 당시 우리나라 기술수준은 트랜지스터와  IC(Integrated Circuit)를 조립· 생산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이 당시 미국과 일본에서는 컴퓨터와 반도체가 화두였다. 이 회장은 이런 흐름을 주목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임직원을 만날 때마다 "IBM을 분석해라. IBM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연구해라. IBM의 움직임을 주시하라. 반도체 시장의 판세를 거머쥐고 있는 IBM을 읽으면 반도체 사업의 맥을 짚어 나갈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한국반도체를 반도체 사업부로 흡수 개편하며 내실을 다졌다. 그러나 자체 반도체 기술이 없었던 삼성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는 삼성의 미운 오리털로 낙인찍혔다.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은 1983년 이른바 '도쿄선언'으로 본격적으로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다. 그의 나이 73세 때의 결단이다. 이 선대회장은 "위험을 뛰어넘어 성공을 쟁취해야만 삼성의 내일이 열린다"며 삼성의 반도체 사업 성공을 확신했다고 알려진다.

그러나 많은 투자와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반도체 산업 진출을 선언한 삼성에 국내외에서는 손가락질을 했다. 특히 당시 우리보다 27년이나 반도체 기술이 앞선 일본 반도체 업체들은 삼성을 비웃기까지 했다고 알려진다.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에 들어간 삼성은 사업 진출 선언 6개월 만에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또 미국과 일본에 격차가 났던 반도체 기술력을 4년 단축했다.

D램이란 반도체 기억소자를 말한다. 전기를 넣은 상태에서도 일정 주기마다 동작을 가하지 않으면 기억된 정보가 지워지는 램이다. 단시간 내에 주기적으로 재충전시켜 주면 기억이 유지되기 때문에 컴퓨터의 기억소자로 많이 쓰이고 있다.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 초기는 기술 확보 싸움이었다. 일본 경험이 많은 내가 거의 매주 일본으로 가서 반도체 기술자를 만나 그들로부터 조금이라도 도움 될 만한 것을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삼성은 1992년 64M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메모리 강국인 일본을 처음으로 추월하며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선두 반열에 올라선다. 1994년 256M D램, 1996년 1Gb D램을 세계 최초로 연달아 개발하면서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주도한다. 이런 기세로 삼성은 2005년부터 반도체 매모리 부분 세계 1등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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