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야기 ①] '실적 신화' 써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이야기 ①] '실적 신화' 써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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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성장엔진으로 자리매김···종주국 넘어 세계 '톱'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젓가락을 사용하는 민족이 21세기 정보화시대를 이끌어 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젓가락 문화인 한국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영토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반도체 강국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단일품목 최초로 연간 반도체 수출이 1000억달러를 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도 반도체 덕이다. <편집자 주>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반도체 호황이 정점에 달했다는 이른바 '반도체 고점론'을 비웃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내년에는 메모리 공급 증가 등 불확실성으로 두 회사가 시설투자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매출 65조4600억원, 영업이익 17조5700억원을 각각 올렸다. SK하이닉스도 올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무려 73% 증가한 6조4724억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 매출은 41% 증가한 11조4168억원을 기록했다. 이 두 회사의 영업이익을 합치면 24조다. 지난해 1조5285억원의 매출을 올린 효성그룹을 약 24개 살 수 있는 규모다.

지난해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에서 삼성전자가 전시한 아이소셀(왼쪽)과 SK하이닉스가 전시한 3D 낸드플래시.(사진=윤은식 기자)
지난해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에서 삼성전자가 전시한 아이소셀(왼쪽)과 SK하이닉스가 전시한 3D 낸드플래시. (사진=윤은식 기자)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에 나선 지 지난 1일로 30년을 맞았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다.

1989년까지만 해도 D램 시장에서 일본 도시바와 NEC,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 이어 점유율 4위에 그쳤다.

그러나 3년 뒤인 1992년 13.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고 지금은 전 세계 D램 매출의 45% 안팎을 차지하면서 시쳇말로 '넘사벽'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인텔을 제치며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합친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지위에 올랐다.

반도체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세계를 반도체 시장을 제패한 원동력은 과감한 투자와 의지, 그리고 노력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수시로 일본으로 건너가 반도체 기술자들을 만나 반도체 노하우를 전수받는 등 기술확보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런 삼성의 노력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초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SK하이닉스는 미국, 일본 등 강대국이 주도하던 반도체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로 성장했다.

SK하이닉스의 성장사는 한마디로 '위대한 위기극복'의 역사다. 지난 2000년 하이닉스는 모기업인 현대그룹 경영난과 급속히 하락하는 반도체 경기로 인해 '우리 경제에 애물단지'라고 표현될 정도로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2002년 채권단이 내린 매각 결정을 하이닉스 이사회가 부결시키며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다. 그 결과 3년 뒤인 2005년 하이닉스는 회사를 회생시키고 워크아웃 조기 졸업을 선언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반도체 불황이 불어 닥친 2008년과 2009년, 경쟁 반도체 기업들이 쓰러지는 가운데서도 하이닉스는 중국에 투자하는 등 최대실적을 냈다.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급성장하는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에 적극 대응한 결과 지난해 연매출 30조1000억원, 영업이익 13조7000억원, 순이익 10조6000억원의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든 부문에서 사상최대 실적이며 전년 대비 각각 75%. 319%, 260%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사상 최고의 경영실적을 기록하게 되기까지는 지난 36년간 치열했던 반도체 시장 환경에서 강한 정신력과 혁신을 바탕으로 한 직원들의 위기극복 유전자가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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