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1140원선 방향성 탐색...증시·위안화 흐름 주시
[주간환율전망] 1140원선 방향성 탐색...증시·위안화 흐름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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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환율 전망 하단 1125원, 상단 1150원
KEB하나은행 외환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KEB하나은행 외환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10월29일~11월2일) 원·달러 환율은 1140원을 중심으로 위아래 방향성을 탐색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전망이다. 대내외 주요 이벤트들이 외환시장에 주는 영향력이 다소 약해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향방에 더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주(22~26일) 원·달러 환율은 종가기준 1128.4원에 출발해 13.5원 급등한 1141.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패닉'에 빠진 코스피를 따라 널뛰기 장세를 나타냈다. 23일 전장 대비 9.2원 오른 1137.6원에 거래를 마쳤다가 그 다음날인 24일엔 5.3원 내린 달러당 1132.2원에 마감해 전날의 상승폭(9.2원)을 절반 이상 반납했다. 주 마지막날인 26일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인 1141.9원에 마감했다. 

미 연준이 경기 진단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가시화될 수 있다고 언급한 데다 미국 중심의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나타났다. 이달 들어 가팔라진 외국인 '셀 코리아' 현상이 강(强)달러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는 5.99% 하락하면서 1년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1조5424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달 외국인은 3조800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피는 13% 넘게 빠졌다. 

주 막판에 중국이 위안화 기준환율을 작년 1월 이후 최고인 달러당 6.9409위안으로 고시한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최근 위안화와 연동성을 높이고 있는 원화 가치도 추가 하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7위안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번도 도달한 적 없는 영역으로, 중국의 자본유출과 금융시장 혼란에 따른 신흥국 충격을 염두에 둬야 한다. 

코스피 폭락, 외국인 자금 이탈, 위안화 약세 등 지난주 외환시장을 들썩이게 했던 재료들이 이번주에도 영향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최근 들어 대내외 주요 이벤트들이 환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탓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공포심리에 잠식되면서 이번주 굵직한 경제지표 발표와 일본·영국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유의미한 영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추락과 달러화 강세가 어느선에서 멈출 지를 기준으로 환시의 향방을 점치고 있다. 다만 적어도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는 지금과 같은 흐름이 반전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이번주 환율 레인지는 최하단 1125원, 최상단 1150원으로 제시됐다. 최상단과 최하단이 33원이나 차이가 났던 지난주 전망보다는 이번주(25원) 차이가 다소 줄었다. 구체적으로 △NH투자증권 1128~1148원 △DGB대구은행 1130~1150원 △삼성선물 1125~1145원 △우리은행 1125~1145원 △A은행 1135~1150원 선을 제시했다.

다음은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이번주 환율 분석.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 : 1125 ~ 1145원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위험자산 투자심리 훼손은 리스크 벤치마크인 원화 약세요인으로 작용할 듯하다. 특히 외국인 주도하의 국내증시 급락세는 심리적으로 달러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1130원 중반 이상에서 공격적으로 유입되는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는 환율 상승압력 대부분을 상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만약 중국 인민은행이 역외 위안화 약세 베팅을 더이상 좌시하지 않고 실개입을 통해 안정화를 도모한다면 원화도 이에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추이와 증시 움직임에 주목하는 가운데 제한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A은행 외환딜러 : 1135 ~ 1145원 

지난주 달러화가 전고점 수준까지 오른 가운데 전통적으로 10월은 주식시장이 급격히 무너질 가능성이 큰 달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예컨데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8년의 경우에도 10월달을 기점으로 더이상 바닥을 찍지 않는 모습이 나왔다. 트레이더들과 시장 참가자들이 통상 10월에 많이 물량 정리를 하고 11월, 12월 '산타 랠리(성탄절을 전후한 연말에 증시가 오르는 현상)', '1월 효과(연초에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더 성과가 좋은 현상)'를 기대하는 심리가 있어 증시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달러화 강세도 연말에는 멈출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이번주에는 위·아래 큰 방향성보다 고점을 형성하는 시간이 될 듯 하다. 1135~1145원에서 좁은 레이지 장세를 보이다가 증시가 더 안좋아지면 1150원선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 

△하준우 DGB대구은행 과장(수석딜러) : 1130 ~ 1150원

심리적, 재료적인 요인들과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증시 하락폭이 커졌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우려,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순매도로 인한 역송금 수요들이 커졌다는 의미다. 환율이 올라가는 쪽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얘기다. 수급요인만 놓고 봤을 때는 여전히 수출업체들의 공급이 많다. 코스피가 2%씩 빠지면 환율이 10원씩 올라가는게 보통이었다. 그런데 시장에서 이런 움직임이 없다는 것은 시장 참가자들이 현재 레벨이 다소 높은 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방증이다. 수출업체들의 경우 지금 달러를 매도해도 연초 경영계획보다 훨씬 높은 레벨이 맞아 두꺼운 매물벽이 형성돼 있다고 본다. 이번주에도 달러 강세 흐름이 계속 나타난다면 1150원선을 탑으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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