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검은 월요일'…2000선마저 붕괴 '22개월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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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증시 안정화策' 불구 반락…코스닥은 5%대 폭락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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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피가 닷새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며 2000선마저 무너졌다. 코스닥도 5%대 폭락하며 620선으로 밀려났다. 정부의 '증시 안정판' 역할 자처에도 시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31.10p(1.53%) 내린 1996.05에 마감했다. 지수가 2000선을 밑돈 채 장을 마친 건 지난 12월7일(1991.89) 이후 1년10개월여 만이다. 

전날보다 0.47p(0.02%) 하락한 2026.68에 출발한 지수는 금융당국의 증시 안정화 대책 등에 힘입어 상승 전환하며 장중 240선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외국인의 '팔자' 전환에 이내 하락 반전하며 낙폭이 가파르게 확대됐고, 장중 1993.77까지 밀리면서 5거래일 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개장 전 연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증권 유관기관 중심으로 5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 운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20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 규모를 올해 3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저평가된 코스닥 기업에 대해 11월 초부터 투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증권 유관기관 중심으로 최소 2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투자함으로써 증시의 안정판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증시 안정화' 노력과 대책에도 시장에는 긍정적 재료가 되지 못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5000억원이라는 대책 자금의 규모가 크지 않을 뿐더러, 기존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 쪽으로 금액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이에 시장을 달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지,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재료는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시장은 펀더멘탈보다는 센티멘탈이 주도하는 장이 형성된 상황"이라며 "무역분쟁이나 연준 금리 등의 문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 상태의 분위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5000억원이라는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 시장 안정에 주효하지 않았고, 현재 부진한 장이 국내 경기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경기에서 비롯됐기에, 정부의 부양책은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며 "투자심리가 훼손된 상황인 만큼 정부의 역할이 크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경기 등 전체적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는 부정적 영향을 계속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미중 간 갈등,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등이 단기간 해결될 수 있는 요인이 아닌 만큼 투자심리가 회복될 만한 모멘텀이 필요한데, 당분간은 (모멘텀이) 나오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은택 KB증권 글로벌주식전략팀장은 "과거 미국의 S&P500 주당순이익(EPS) 하향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코스피 EPS 하향이 먼저 멈춘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매매주체별로는 8거래일째 '팔자'를 외친 외국인이 1607억원, 개인이 4873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기관은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635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총 1963억4000만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대다수가 하락 마감했다. 비금속광물(-5.36%)과 섬유의복(-5.11%), 기계(-4.72%), 종이목재(-4.71%), 서비스업(-4.22%), 건설업(-4.01%), 의료정밀(-3.95%), 의약품(-3.89%), 화학(-3.75%), 운수창고(-2.74%), 증권(-1.92%), 철강금속(-1.67%), 유통업(-1.62%), 제조업(-1.37%) 등 대부분 업종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기전자(0.19%)는 홀로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혼조 마감했다. SK하이닉스(-0.30%)과 셀트리온(-4.39%), 삼성바이오로직스(-2.55%), POSCO(-1.32%), 현대차(-1.85%) 등이 내렸다. 대장주 삼성전자(0.98%)는 8거래일 만에 반등했고, LG화학(3.55%), SK텔레콤(0.36%), KB금융(1.18%) 등은 올랐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813곳)이 상승 종목(67곳)을 압도했고, 변동 없는 종목은 19곳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33.37P(5.03%) 내린 629.70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8월 14일(629.37) 이후 1년2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일보다 0.88p(0.13%) 상승한 663.95에 출발한 지수는 초반 670선에 올라섰지만, 이내 하락 반전한 뒤 장중 낙폭이 확대되며 630선마저 내줬다.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1.75%)와 신라젠(-2.14%), 포스코켐텍(-6.29%), 에이치엘비(-9.47%), 나노스(-3.38%), 바이로메드(-6.72%), 펄어비스(-0.67%), 스튜디오드래곤(-3.56%), 코오롱티슈진(-9.47%), 셀트리온제약(-7.46%) 등 시총 상위주의 동반 부진이 지수 급락으로 이어졌다. CJ ENM(1.26%)과 메디톡스(9.15%)는 상승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50원 내린 1141.4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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