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10대 건설사로 '성큼'…사업다각화 '숙제'
호반건설, 10대 건설사로 '성큼'…사업다각화 '숙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공개 앞두고 호반 '흡수합병'…시공능력평가액 4조 육박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사진=호반건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사진=호반건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호반건설이 내년 기업공개를 앞두고 호반(옛 호반건설주택)을 흡수합병키로 하면서 건설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호반건설이 합병하면 시공능력평가액이 4조원에 육박하게 돼 단숨에 10대 건설사로 진입하게 된다. 올해 평가액으로는 시평 10위인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치고, 9위인 SK건설 뒤를 바짝 쫒는 위치다.

시평은 건설사의 브랜드 가치나 수주 능력을 대변하는 '서열'로 통하는 터라 업계에선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다만 10대 건설사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선 사업 다각화가 동반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오는 18일 주주총회를 열고 호반과의 합병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합병기일은 내년 기업공개에 앞서 11월 30일로 예정됐다.

호반을 품으면서 호반건설은 대형건설사 그룹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올해 기준으로 양사의 시평액을 합하면 총 3조9478억원이다. 9위인 SK건설(3조9578억원)과 10위 HDC현대산업개발(3조4280억원) 사이로 단숨에 올라가는 셈이다.

시평은 건설사의 전년도 공사실적평가액과 경영평가액·기술능력평가액·신인도평가액 등을 합해 산출된다. 올해 호반은 2조1619억원으로 13위, 호반건설은 1조7859억원으로 16위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5년간 시평 10위권 건설사 리스트는 큰 변동없이 이어져왔다. 지난 2015년 현대산업개발이 공사실적 증가로 3년만에 '톱(TOP) 10'에 재진입한 후,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 10개사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만 반복됐다.

하지만 그간 호반건설이 '호반 베르디움'을 앞세워 주택사업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합병 이후 호반건설은 2015년부터 꾸준히 '10대 건설사'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의 시평액을 5198억원 앞서게 되는 데다, 9위인 SK건설과의 격차는 100억원에 불과하다.

다만 업계에선 호반건설이 10대 건설사 그룹에 편입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호반건설의 모든 매출이 국내 주택사업에 편중돼 있는 만큼 재무상태 관련 평가액은 높겠으나, 건설공사실적이나 대외신인도 등에선 타 건설사에 밀릴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호반건설과 호반의 합산 시평액 중 실질자본금을 보는 경영평가액은 2조6106억원으로 전체의 66%를 차지한다. 이는 10대 건설사 중 6곳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에 비해 공사실적평가액(1조424억원)이나 기술능력평가액(1553억원), 신인도평가액(1394억원)은 10대 건설사 평가액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건설업자가 보유한 기술자 수와 최근 3년 간의 기술개발투자액을 평가하는 기술능력평가액, 기업에 대한 신뢰수준인 신인도평가액은 시평 10위 현대산업개발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을 조금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주택사업 확장으로 재무여력이 개선되면서 시공능력순위 10위권 안에 들어갈 발판을 마련했지만, 아직 기술능력이나 신인도 부문에서는 고전하고 있다"면서 "대형사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욱 사업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