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라오스 댐 붕괴 '늑장대응' 논란…"사고 나흘 전 이미 침하"
SK건설, 라오스 댐 붕괴 '늑장대응' 논란…"사고 나흘 전 이미 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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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방류도 사고 조짐 발견 '6시간 후' 실시
피해 지역 라오스 주민들이 보트로 긴급히 대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피해 지역 라오스 주민들이 보트로 긴급히 대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SK건설이 라오스에서 건설 중인 대형 댐 일부가 붕괴되면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을 두고 같은 시공사인 서부발전과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SK건설이 사고 발생 나흘 전에 댐이 이미 침하되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늑장 대응'에 의한 인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서부발전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라오스 댐 사고에 대해 "20일 새남노이 저수지 조성을 위해 축조한 5개의 보조댐 중 하나가 폭우로 11cm 침하했다"고 밝혔다.

20일에 발생한 침하는 허용 범위 내에 있어 당장 조치하지 않았으며, 모니터링 후 22일에 복구 장비를 수배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23일 오전 11시께 댐 상단부가 1cm가량 침하했고, 이때부터 주민 대피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폭우로 댐에 침하가 발생했다는 것인데, 보조댐에 생긴 문제가 '댐 상단 일부 유실'이라고 밝혔던 SK건설의 해명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문제가 발생한 댐은 본댐이 아닌 5개의 보조댐 중 1개로 토사를 채워 만든 흙댐이다. 앞서 SK건설은 예측을 넘는 폭우로 물이 불어나 댐이 범람해 상부 토사가 쓸려 내려가며 유실됐다고 말한 바 있다. 

댐에 문제가 발생한 것을 인지한 시점도 SK건설은 '22일 21시'라고 한 반면, 서부발전은 그보다 이틀 빠른 '20일'이라고 설명해 의문을 품게 한다.

서부발전의 설명에 따르면 SK건설이 댐 붕괴 조짐을 나흘 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늑장 대응'을 해 일을 키웠다는 얘기인 셈이다.

SK건설이 밝힌 사태 경위에 따르더라도 대응이 늦었다는 질타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비상 방류를 시작한 것은 사고 조짐 발견으로부터 6시간이 지난 23일 3시경이다. 비상 방류를 더 일찍 했더라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조사 결과 설계나 시공상의 하자가 사고에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될 경우 SK건설의 책임은 커지게 된다. SK건설 측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긴급조치에 나서는 한편, 법무팀과 건설공사보험계약 사항을 검토하며 대응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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