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주 52시간 근무제'에 영업시간 조정
유통업계, '주 52시간 근무제'에 영업시간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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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주 35시간 근무제'로 파격
롯데그룹, 생산 인력 추가 채용 결정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사진=현대백화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사진=현대백화점)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이달부터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다. 이에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도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제도정비에 들어갔다.

2일 유통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유통 대기업들은 점포 직원들의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일부 사업장의 영업시간을 줄인다. 본사의 경우 퇴근시간이 지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는 'PC오프제'를 도입한 상태다.

먼저 신세계백화점은 전국 점포의 오픈시간을 기존 오전 10시30분에서 11시로 바꿨다. 1979년 이후 39년 만의 변화다. 또 고객과 협력사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영등포점, 경기점, 광주점은 '11시 개점'을 시범운영하기도 했었다. 다만 신세계면세점이 입점해 있는 본점과 강남점(7월 중 오픈)은 관광객의 쇼핑편의를 위해 기존 10시30분 개점을 유지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오전 시간대는 비교적 고객들의 방문이 적은 편이어서 매출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반면 협력사원들에게는 많은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협력사원의 90%가 여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절반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 사원들이어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미 올해 초부터 점포 마감시간을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변경한 상태다. 신세계그룹의 '주 35시간 근무제'에 맞추기 위함이다. 당시 교섭 노조와 사전 협의를 거쳤지만 이를 두고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는 인력충원 없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업무강도가 높아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백화점과 아울렛의 영업시간은 유지하되 점포 직원의 퇴근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 위탁 운영 중인 현대시티아울렛 가산점을 제외한 전국 19개 점포가 모두 해당한다. 이에 대한 인력 손실은 팀장 포함 당직 직원 10여명이 교대 근무를 서는 것으로 대체한다. 본사 근무 직원들은 기존과 같이 오전 8시30분 출근해 오후 6시 퇴근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직원들의 근로시간을 줄이되 영업시간은 변동이 없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협력사들의 매출 감소를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의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의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 (사진=롯데마트)

롯데그룹의 경우 백화점은 변동이 없고 롯데마트 영업시간을 1시간 줄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시간대별 매출을 보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가 피크타임"이라며 "자정까지 근무하던 인원의 10%를 해당 시간대로 전환하면서 고객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직원들의 퇴근 시간을 1시간 앞당기면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롯데제과·칠성음료·주류·푸드는 생산직 근로자 200여명을 순차적으로 추가 채용한다. 주 52시간 근무로 부족해진 일손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생산 업무 강도가 다른 점을 감안, 노조와 협의해 3개월 단위 탄력적인 근로시간제도 도입했다. 

홈플러스는 기존 그대로 자정까지 영업을 유지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점포 직원들의 경우 하루 8시간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며 "지금 당장 영업시간 조정 계획은 없으며, 현장 근로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신세계·현대 모두 퇴근 시간 이후 컴퓨터의 전원이 꺼지는 'PC 오프제'를 운영하고 있다. 퇴근 시간 이후 메신저 등을 통한 업무지시도 자제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올해부터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집중시간을 별도로 지정해 놓고 흡연이나 자리이탈 등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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