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경단녀→정규직…은행 채용 규칙 정권따라 오락가락
고졸→경단녀→정규직…은행 채용 규칙 정권따라 오락가락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당국 일자리 본질 안이한 인식"
갈수록 청년들의 취업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갈수록 청년들의 취업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은행권 채용 규칙이 일정한 기준 없이 정권에 의해 심각하게 휘둘리고 있다. 이에 따라 한쪽이 늘면 한쪽이 주는 풍선효과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고졸 출신 신입사원을 한 명도 받지 않았다. 뿐만아니라 기업은행은 올해부터 특성화고 채용 전형에 대해서도 유지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신한, KEB하나, KB국민, NH농협, 우리은행 등 주요 5개 은행의 특성화고 채용 인원은 지난 2014년 299명, 2015년 325명까지 늘었지만 이후 줄어들면서 지난해 상반기 100명 수준으로 급락했다.

지난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대학으로 몰리는 세태를 비판하면서 특성화고등학교를 강조하고 고졸 취업을 활성화 했지만 약 7년만에 존폐 위기에 몰린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강조했던 경력단절여성 채용, 이른바 경단녀도 고졸채용과 궤를 같이한다.

박근혜 정부는 여성이 육아 등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고 결국 경제활동에서 멀어지는 문제를 없애기 위해 시간제 근로를 강조하면서 경단녀 채용을 독려했다.

그로 인해 2015년 5대 은행의 경단녀 채용은 2015년 1100여명 수준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 않았다. 큰 틀에서 보면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은행 창구 방문 고객이 줄었고, 은행도 지점 수를 줄이는 식으로 대응해면서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게 됐다.

또 유연근로제를 도입하면서 기존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조율하기 시작해 굳이 시간제 근로자를 쓸 이유도 없었다.

점차 줄어들던 경단녀 채용은 2017년 상반기가 되자 590여명 수준으로 반토막났다.

특히 이번 정부가 정규직을 강조하고, 채용비리 사건으로 인해 은행권 채용 모범규준까지 만들어지면서 고졸채용과 경단녀는 은행권에서 찾지 않는 키워드로 전락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따를 수밖에 없는게 사실"이라면서도 "한정된 채용 규모 안에서 정책을 따르다보니 더 정부 코드에 맞추는 것처럼 부각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맞추다 보니 내부 인력 운영 기준은 따로 있고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라며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기관에 명예퇴직을 종용하고 청년 채용을 권장하는 것만 봐도 당국이 일자리 본질과 기업현실에 대한 의식이 얼마나 안이한 지를 알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차해경 2018-06-25 10:55:20
경남 창원의 특성화고입니다. 저희 학생이 작년에 기업은행에 고졸 신입사원으로 채용되어 현재 잘 다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