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실적③] 저가와인, 대형마트 ↑ 중소업체↓
[주류업계 실적③] 저가와인, 대형마트 ↑ 중소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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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국내 와인업체 실적 (롯데와인은 롯데칠성음료의 주류부문 매출로 통합되어 제외) (자료 출처 = 금융감독원)

"유통망 장악한 신세계L&B 등이 유리"…중소업체 울상

[서울파이낸스 김소윤 기자] 지난해 와인시장은 계속되는 주류업계 침체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1만~2만원대의 저가와인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전반적으로 무난한 성적표를 달성했다.

특히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가 시장을 이끌었는데 이마트는 신세계그룹의 와인 수입 계열사인 '신세계L&B'를, 롯데마트는 '롯데와인'을 두고 있다. 이들은 질 좋은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팔면서 대중화하는 데 한몫했다.

반면 중소 와인수입업체인 '신동와인'은 이익이 급감하며 저가와인 시장도 대형 유통업체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11일 최근 신동와인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회계년도 2016년 1월1일~2016년 12월31일)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4% 줄어들었다. 특히,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70%, 60%가량 감소했다.

그간 시장에서는 저가와인 시장은 대형마트 덕에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2013~2015년만 해도 국내 와인 시장의 60% 이상은 대형마트가 차지하고 있었으며, 이 수치는 최근 들어 더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다만, 그간 국내 와인시장을 이끌었던 금양인터내셔날, 아영에프비씨, 신동와인 등 중소업체 와인수입사들은 수입 가격과 물량 규모 면에서 상대적으로 신세계L&B 등 대기업과 경쟁하기 쉽지 않은 구조하에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이들 대기업 계열의 와인수입업체는 중간 도매상을 없애는 대신 가격 할인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영업이 가능해 가격 경쟁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L&B는 매출액 517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1% 성장하며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금양인터내셔날과 아영에프비씨는 와인 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거나, 편의점 등 대형마트 외의 유통채널을 공략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지난 2014년 말부터 와인에 한정된 사업 카테고리를 보드카와 리큐르 등 비와인 쪽으로 넓히며 취급상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아영에프비씨의 경우 지난해 편의점 GS25와 혐업해 편의점 전용 와인인 '라주리즈 넘버나인 크로이쳐 와인'를 출시했는데, 이 와인은 최근 5만병을 판매하며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홈파티나 집들이, 캠핑용 등 상황에 맞게 골라 마시는 대용량 와인 1.5ℓ를 출시키도 했다.

그 결과, 금양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전년 대비 6.09% 증가한 73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아영에프비씨의 매출액도 지난 2015년 471억원에서 519억원으로 10% 늘어났다.

이 같은 성장세에도 이들 중소 수입업체들은 대형마트를 통해 판매하는 대기업 계열 와인사들을 여전히 경쟁 위험요소로 보고 있다. 한 와인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집단의 와인수입업체의 가격 경쟁과 마케팅, 홍보는 따라갈 수 없다"라며 "예전에는 와인바나 레스토랑 등 사업다각화에 나서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이마저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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