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실적①] 골든블루 빼고 다 '한숨'…"전통주가 가장 심각"
[주류업계 실적①] 골든블루 빼고 다 '한숨'…"전통주가 가장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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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맥주 부문도 맥주부문 실적에 포함. (자료 = 금융감독원)

[서울파이낸스 김소윤 기자] 지난해 주류업계는 계속되는 수입맥주 공세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그리고 1인당 술 소비량 마저 감소하면서 전반적으로 성장이 제한된 분위기다. 실제 국내 토종 위스키업체인 '골든블루'를 제외하고 대부분 실적이 정체되거나 역신장했으며, 특히 전통주를 파는 주류회사들의 상황이 가장 심각했다.

◆ 소주·맥주, 수입산 공세·김영란법으로 '타격'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5453억원으로 전년(1조4908억원) 대비 3.65%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723억원, 2429억원으로 3.6%, 4.21% 감소했다. 오비맥주는 '카스'로 시장점유율 1위(2013년 기준 60.77%)를 기록하고 있지만 부정청탁 금지법의 시행과 장기불황 등으로 업황이 전반적으로 녹록치 않음에 따라 수익성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계속되는 수입맥주 공세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지난 2011년 약 709억원 규모이던 수입맥주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할인점이나 편의점 등에서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펼친 결과, 지난해에는 5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해 사상 최초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하이트진로도 갈수록 쪼그라드는 맥주사업 때문에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 기준으로 1조8902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7.98%, 38.8% 줄어들었다. 하이트진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난해 4월 배우 송중기를 모델로 '3세대 올뉴하이트(All New hite)'를 출시하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왔지만 맥주사업 부문은 216억원의 손실을 봤다.

그나마 지난해 3월에 출시한 '이슬톡톡'과 6월의 '하이트 망고링고', 소주시장의 강자였던 '참이슬'이 여전히 수도권에서 우세한 시장지위를 유지함에 따라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기타주류부문(와인 포함)과 소주부문은 각각 79억원, 140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클라우드(Kloud)' 맥주를 야심차게 선보였던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부문인 롯데주류 역시 수익성이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처음처럼'과 '클라우드' 등 주류실적은 7330억원으로 전년(7591억원) 대비 3.4% 줄었다. 롯데주류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지난 2015년 34.6%에서 지난해 32.4%로 감소했다.

'좋은데이'의 무학도 수익성이 좋지 못했다. 지난해 무학의 매출액은 연결 기준으로 2701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줄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519억원으로 20% 줄었다.

지난해 탄산 과실주인 '트로피칼이 톡소다'와 '진짜 맛있는 국화' 등 주로 소주와 리큐르(과실주, 약주) 제품으로 매출 다변화에 노력했음에도 업황난으로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다. 한편, 무학은 16.9도 초저도소주 '좋은데이'가 판매 신장(2013년 기준 점유율 15.1%)함에 따라 소주업계에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 전통주, 제품 다변화에도 마케팅비 증가에 수익 '악화'

전통주시장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국내 대표 전통주업체인 보해양조와 국순당, 배상면주가는 이번에 적자 전환하거나, 그 폭이 더 확대됐다.

보해양조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이 1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으며, 특히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60억원, 72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면서 적자 전환했다. 국내 막걸리 시장의 대표주자인 국순당과 배상면주가 역시 각각 64억원, 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들은 전년보다 적자폭이 더 늘어났다.

전통주시장은 지난 2010년 일본에서 시작된 막걸리(탁주) 열풍이 국내로 역수입되면서 호황기를 누려왔으나 그 봄날은 짧았다. 이후 실적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지난 2~3년간 적자를 본 것이다.

이러한 불황 타개를 위해 캔막걸리와 쌀맥주 또 전통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 레시피도 개발하고, 병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변화시켜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매출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일례로 실제 보해양조는 지난 2015년 9월 화이트와인 베이스에 소다 맛으로 탄산을 첨가한 '부라더#소다'와 복분자 과즙이 첨가된 '복받은 부라더'를 출시해 저도수 시장에서 젊은 소비자층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국순당도 급감하는 막걸리 시장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쌀 바나나'와 '쌀 복숭아', '쌀 크림치즈' 등을 출시했다. 이 제품들은 2030세대들을 겨냥한 것으로, 500만병의 판매고를 올리며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은 만족스러운 결과는 내지 못했다. 안 그래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돼 가고 있는 가운데, 광고선전비 등 마케팅 비용마저 증가하자 상황은 더욱 나빠진 것이다.

보해양조 측은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는 신제품을 출시하며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며 "다만, 극심한 경쟁체계에서 마케팅 비용도 같이 증가하자 결국 영업비용이 상승하는 등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보해양조가 지출한 마케팅 비용은 498억원, 이 중 광고선전비는 95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7%, 30% 더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순당의 광고선전비도 15억원에서 23억원으로 53% 늘어났으며 배상면주가도 12억원에서 21억원으로 75%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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