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2.8→2.5%로 하향 조정
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2.8→2.5%로 하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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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최저치 전망…2%대 저성장 기조 지속
소득 줄고 가계 빚 부담…소비심리 위축 반영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2.5% 수준으로 전망했다. 2012년 3분기 이후 가장 비관적인 관측이다. 성장 전망이 3개월 새 0.3%p나 하향 조정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과 트럼프 행벙부 출범, 미국 금리 인상 속도 우려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진 점을 반영한 조치다. 소득 부진에 고용 상황도 불안한 가계가 올해에는 빚 상환 부담까지 맞물리면서 민간소비에 대한 전망이 크게 악화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소공동 본관에서 개최한 1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5%,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8%로 전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0월 전망 대비 성장률은 0.3%p, 물가 상승률은 0.1%p 내려잡은 것이다. 연간 2.3% 성장에 그쳤던 지난 2012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관측된 것이다.

이 총재는 "10월 전망 이후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시장 금리가 상승하고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며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 미 금리 인상 관련 기대 변화로 대외 여건이 크게 바뀌었고, 국내에서도 경제 외적인 요인의 변화가 많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민간 소비의 하향 폭이 컸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고 고용사정이 좋지 않은 점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소비심리가 낮아진 상황을 반영했다"고 부연했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의 경우 종전 2.5%에서 2.4%로, 하반기는 3.0%에서 2.6%로 크게 낮췄다. 지난해 성장률 2.7%(한은 추정치)의 2.3%p를 끌어올렸던 내수 부문의 경우 올해에는 1.7%p 상승 효과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은 지난해 0.4%p 수준에서 올해 0.8%p로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 자료=한국은행

특히 민간소비 전망치가 2.2%에서 1.9%로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0.5%p나 떨어진 수치다. 소비 부진과 고용 시장 불안, 대외 여건 우려 등이 반영된 결과다. 건설투자의 경우에도 지난해 10.9% 성장에서 올해에는 4.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2.6%에서 올해 2.5%로 플러스 전환되고, 지식재산생산물투자의 경우 지난해보다 0.2%p 가량 높은 2.9%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소득여건 개선이 미흡하고 원리금 상환부담이 가중되면서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라며 "가계의 실질 구매력 개선이 제약되고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30만명 가량 증가했던 취업자수는 올해 26만명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실업률도 지난해(3.7%)보다 다소 높아진 3.9%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경상수지의 경우 지난해 985억달러 수준에서 올해 810억달러로 줄어들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380억달러, 하반기는 430억달러 수준으로 추산됐다.

올해 경제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하방 리스크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세계교역 신장세 약화,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른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경제심리 회복 지연 등이 꼽혔다.

예상보다 경제를 끌어올릴 상방압력 요인은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한은 측은 △원자재가격 상승과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IT 등 일부 업종의 업황 개선에 따른 기업수익·설비투자 증가 △정부의 경기 활성화 대책 등을 상방 리스크로 지목했다.

한편, 이번 전망에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추정치)보다 0.2%p 높은 3.3%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전제가 반영됐다. 세계교역 신장률은 2.9%,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은 각각 2.2%, 6.4% 수준으로 관측했다. 원유도입단가의 경우 지난해(41달러)보다 20% 가량 상승한 배럴당 51달러 수준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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