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때문에 계란값 '폭등'…외국과 비교해보니 2~3배
AI 때문에 계란값 '폭등'…외국과 비교해보니 2~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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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이후 국내 계란 값이 최근 미국, 스페인 등의 2~3배 수준까지 뛴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계란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제빵·제과·유통업체들은 비싼 수송비용, 파손 가능성, 냉장상태 유지의 어려움, 국내 농가 보호 등의 측면에서 대체로 아직 계란 수입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3일 제빵·제과·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2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민간 업체를 대상으로 가공·신선 계란 수입 계획과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정부가 참가 업체들에 배포한 '계란 해외 유통 및 가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로 식용 생란 수출이 가능한 미국·스페인·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12월 19일 현지 도매가격(aT센터 조사)은 계란 1개당 89~172원 수준(적용환율 1달러=1200원, 1유로=1250원, 1오스트레일리아달러=860원, 1뉴질랜드달러=820원)이었다.

국가별 계란 가격은 ▲미국 153원 ▲스페인 89원 ▲캐나다 146원 ▲오스트레일리아 172원 ▲뉴질랜드 161원으로 조사됐다.

같은 자료에서 비교 대상으로 제시된 국산 계란 1개 도매가격(12월 26일 기준)은 250원으로, 많게는 해외 가격의 2.8배(스페인), 적게는 1.5배(오스트레일리아)에 이르렀다.

아울러 정부는 이 자료에서 식용란 뿐 아니라 난백분(흰자가루)·난황분(노른자가루)·전란분(전체계란가루)·난황액(액체상태 노른자)·난백액(액체상태 흰자)·전란액(액체상태 전체 계란) 등 계란 세부 품목별 수입 가능 국가와 할당관세 쿼터 배분을 포함한 수입 절차, 미국 계란 수출업체 목록 등도 소개했다.

농식품부는 앞서 12월 22일에는 국내 주요 식품·제과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AI 이슈에 따른 계란수급대책 회의'도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국내 계란 수급 부족 현상이 올해(2017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해외-국내 가격 격차와 국내 계란 부족 전망 등을 고려하면 일단 계란 수입도 대안의 하나로 검토될 수는 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하지만 실제로 민간 업체가 수지타산 등을 고려해 수입에 나서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우선 도매가격은 절반 수준이라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항공 운송비용을 가늠하기조차 어려다는 게 업계 측의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27일 올해 상반기 신선 계란 3만5000t, 액상 조란 2만7900t, 맥반석 계란 3285t 등 총 9만8550t에 대해 0%의 할당 관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항공운송비 지원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 방안이 확정되지 않아 업계로서는 정부 '입'만 바라보는 실정이다.

실제로 12월 22일, 28일 두 차례 열린 정부와 민간 업체 간 간담회·설명회 자리에서도 업체 관계자들은 할당관세 업체별 쿼터, 할당관세율 0% 유지 기간 등을 집중적으로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민간 업체들은 할당관세 유예 대상 품목 확대, 계란 수입 시 검역 기간 축소, 합리적 유통기한 설정 등도 정부 측에 요청했다.

정부도 계란 검역과 관련해서는 자료에서 "검역기간은 3일이나, 검역신청서 제출일로부터 만 1일 이내 검역처리 가능"이라고 언급했다.

일부 업체는 아예 액란의 원산지 표기를 일시적으로 유예해달라거나, 장기적으로 국내 AI 청정지역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AI 안전단지'를 조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계란 수입에 따른 국내 농가 피해 가능성도 업체들이 수입을 머뭇거리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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