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감] "거래소, 라오스 등 합작거래소 매년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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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한 보고서로 라오스 투자…눈덩이 적자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한국거래소가 라오스와 캄보디아 등에 합작거래소를 설립했지만 매년 1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라오스 거래소의 사전 타당성 보고서가 전혀 다른 나라인 캄보디아 관련 보고서에서 나라 이름만 바꾼 표절 보고서를 사용함으로써 눈덩이 적자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해외사업 현황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 2011년 라오스에 한국형 증권시장 인프라를 확산하겠다면서 총 1200만달러(135억원)를 투자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라오스거래소(LSX)에 상장된 기업은 국영전력회사(EDL-Gen)와 국영상업은행(BCEL), LWPC컨벤션 등 3개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라오스거래소에 대한 지분을 49% 확보하고 있는 거래소는 지난 2011년 4억9000만원, 2012년 12억4000만원, 2013년 12억8000만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또 거래소는 2012년에 캄보디아에도 같은 투자를 해서 총 9000만 달러(99억7000여만원)가 들어갔지만 캄보디아거래소(CSX)에 상장된 기업 역시 캄보디아상수도공사와 그랜드트윈 등 단 두 곳으로 라오스와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캄보디아에서도 2012년 4000만원의 적자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2억1000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문제는 거래소가 이미 벌려놓은 해외사업들이 향후 적자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고, 총 234억원의 투자비용을 회수할 길조차 막막하다는 데 있다.

거래소의 설립자본금 총액은 1000억원으로, 현재까지 투자된 금액 234억원은 그에 따른 금액에서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거래소 측은 상장유치활동을 전개해 해당국의 증시가 활성화되면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입장만 몇년째 내놓고 있다.

거래소는 올해 우즈베키스탄과 600만 달러 상당을 투자한다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재 미얀마, 태국, 베트남 등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어서, 기존 라오스나 캄보디아와 유사한 적자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불어 거래소가 매년 10억 이상으로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는 라오스 거래소의 사전 타당성 보고서가 전혀 다른 나라인 캄보디아 관련 보고서에서 나라 이름만 바꾼 표절 보고서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사정이 전혀 다른 캄보디아의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베껴 쓴 부분은 '라오스 증시 설립 현지조사 보고서'의 핵심 부분이다. 보고서의 나머지 부분은 라오스의 일반 개황인데, 그 대부분도 라오스 대사관의 2005년 라오스 소개에 나온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붙인 것이었다. 

여기에 'V.정치외교 개황(21-38)'도 역시 라오스 대사관의 안내글을 그대로 복사해오면서, 정부각료 이름만 라오스 대사관에서 최근 갱신한 것으로 교체했다.

이 외에도 '캄보디아 증시 설립 용역보고서'를 그대로 복사해 와 '캄보디아'라는 단어만 모두 '라오스'로 교체했다

이 의원은 "한국거래소는 국내 증시의 공정한 가격형성과 거래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것이 설립목적이지만, 올 초에도 전산오류사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거래소는 위조 수준의 보고서를 근거로 해외투자를 벌여 대규모 손실을 초래해, 이에 향후 거래소의 해외 투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거래소의 이 표절된 사전타당성 검토보고서에는 총 1745만1015원의 출장비용이 들어갔으며 조사는 총 11일간 임원 1인, 팀장 1인, 과장 2인, 대리 1인 등 5인에 의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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