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00원대 하락 가능성"
"원·달러 환율, 1100원대 하락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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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거듭하더니 112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1100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원 내린 1122.0원에 출발했으며 이날 종가도 같은 금액으로 마감했다. 

지난 2일 1157.0원으로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연초에 1160원대 초반에서 움직이다가 현재는 1120원 초반선까지 내려앉았다. 한달도 되지 않아 40원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환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대외적으로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결론이 가시권에 접어든 데 따른 것이다. 여전히 그리스가 디폴트 위기에 처해있고 헝가리의 디폴트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지만 유로존 위기 해결이 9부 능선에 도달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경팔 외환선물 연구원은 "유로존에 대한 추가 악재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안도감으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증가하고 있어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도 "유로존에 대한 비관론이 완화되고 있다"며 "원화를 포함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신흥국 통화들이 우려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미국 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2014년까지 현재와 같은 초 저금리기조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벤 버냉키 Fed 의장이 3차 양적완화조치를 시사한 점도 환율 하락에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다.

윤세민 부산은행 국제금융부 과장은 "미국의 저금리 기조보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조치를 시사한 점이 달러 약세의 여지를 주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전했다.

대내적으로는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있는 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변 연구원은 "연초들어 달러의 공급물량이 많아졌다"며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도 많이 들어오는 데다가 주식시장에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지며, 이달 들어서만 5조9000억원 상당이 들어오는 등 이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과거의 경험치 등 데이터를 종합해 볼 때 당분간 환율의 하락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변 연구원은 1100-1110원대 초반, 윤 과장은 1116-7원대까지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으로 내려앉을 경우 당국의 개입이 본격화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환율 하락추이를 봤을 때 당국이 이미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취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적극적인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모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올해 정부가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데다 총선과 대선이라는 양대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리스, 헝가리 등의 채무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유로존 문제의 해결책이 뚜렷이 나오고 있지 않은 점, 오는 2월 이탈리아 국채의 만기 도래 등 악재로 작용할 만한 변수들이 예정돼 있는 점을 들며 환율 반등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당부했다.

변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반등한다면 소폭조정하는데 그치겠지만 이탈리아 국채 만기를 앞두고 금리가 급등하는 등 유로존 사태가 악화된다면 반등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윤 과장도 "반등하더라도 일시적인 반등에 그치거나, 1140원대 위로는 오르기 힘들 것이라는 게 현재의 의견이지만 가능성은 열어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경계감을 가질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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