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내년 '구글TV' 생산…기대반 우려반
삼성·LG, 내년 '구글TV' 생산…기대반 우려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플TV 등 TV OS 전쟁 치열해질 듯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세계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구글TV' 생산에서도 각축전을 벌일 전망인 가운데, 기대와 함께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2일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구글TV 생산을 위한 협의가 막바지이며, 내년 1월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쇼인 CES에서 생산시기 등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 LG전자는 내년 CES에서 구글TV 시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삼성과 LG전자가 동시에 구글TV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구글은 작년 10월 초 소니(TV제조)와 인텔(반도체), 로지텍(주변기기) 등 각 분야 대표업체와 손잡고 야심차게 구글TV를 선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마우스·키보드를 포함한 리모컨을 사용해야 해 조작이 불편한데다 TV시청과 인터넷 검색을 동시에 실행할 경우 오류가 발생하는 등 혹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구글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구글TV를 함께 만들 것을 요청했다. 삼성과 LG가 세계 TV시장 점유율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만큼 시너지 효과가 충분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의 세계 TV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LCD와 PDP를 합한 세계 평판 TV 시장은 총 5568만대 규모로 전 분기(4971만대)와 비교해 14%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10% 성장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판매량 기준 점유율 19%, 금액 기준 23%로 여전히 1위를 수성했고, LG전자가 각각 12%와 13%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3DTV 시장과 LED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1, 2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구글TV 생산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LG전자의 경우 구글TV 디바이스를 먼저 제품화 해 차별화된 부가가치와 제조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구글TV에 대한 종속성 우려보다 더 커 생산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구글TV를 통해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스마트TV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기회도 될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TV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독보적 위치를 점한 것은 아니다. 소니 등의 추격을 받는 입장에서 향후 구글TV의 잠재적 파괴력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TV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들의 운영체제를 구글에게 맡겨버린다면 스마트폰에 이어 또 다시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에 이어 내년 말 애플도 모든 디바이스와 아이클라우드와 연결되는 애플TV를 선보일 것"이라며 "삼성·LG는 향후TV 시장에서 운영체제(OS) 등 플랫폼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스마트폰 때와 마찬가지로 구글과 애플에 시장을 빼앗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