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銀 펀드 판매시장 진출...은행권 시장잠식 빨라져
산업銀 펀드 판매시장 진출...은행권 시장잠식 빨라져
  • 임상연
  • 승인 2004.09.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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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부터 삼성 등 5개 운용사 상품 판매 개시
은행권 증권사 제치고 펀드 시장 완전 재패.


산업은행이 수익증권(펀드) 판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산업은행은 우수 개인고객 및 법인들을 대상으로 우선 채권형, 적립형, MMF 등 3가지 유형의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며 시장상황에 따라 판매 상품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시중은행에 이어 국책은행마저 자산운용사를 계열사로 두고 펀드 판매 시장에 뛰어들면서 관련시장에서의 증권업계 입지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당초 전업사와 재벌계로 양분돼있던 자산운용업계도 은행계를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15일 은행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20일부터 펀드 판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증시상황을 감안해 우선 채권형, 적립형, MMF 등 3종료의 펀드만을 판매할 방침이며 판매 대상 펀드 선정작업도 마루리했다. 판매 대상 펀드는 삼성투신의 6개월 채권형, LG투신 3개월 채권형, 미래에셋 적립식 펀드, 산은자산 개인 MMF, 한투운용 법인 MMF 등 5개다.

전국적으로 38개의 지점을 보유한 산업은행은 여타 은행에 비해 영업망이 작기 때문에 리테일보다는 법인을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또 오랫동안 산업은행을 이용하고 있는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도 영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의 펀드 판매가 잇따르면서 은행권의 펀드 판매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업계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펀드 판매 시장에서 은행권의 시장점유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은행권이 전체 펀드 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5월 11.9%에서 2003년 5월 15.9%로 증가한 데 이어 올 들어 3월에는 20%를 5월에는 22.5%(34.5조)로 올라섰다. 펀드판매액이 2년만에 2배로 증가한 것이다. 이에 반해 증권사들은 지난 5월 현재 77.3%(118.6조)으로 전년동기대비(83.9%, 124조700억원) 6.6%P나 감소했다.

이에 업계관계자는 시중은행은 물론 국책은행들마저 부가수익 창출을 위해 펀드 판매시장에 뛰어들면서 은행권과 증권업계의 격차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판매 시장뿐아니라 운용에서도 은행권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출자를 통해 서울투신(現 산은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편입한데 이어 기업은행이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은행권의 자산운용시장 진출도 빨라지고 있기 때문.

더욱이 최근에는 인수합병을 통해 우리금융이 LG투자증권(LG투신), 하나은행이 대투증권(대한투신)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재벌계와 외국계로 양분된 자산운용시장은 앞으로 은행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우리금융 하나은행의 인수작업이 완료될 경우 은행의 수탁고 시장 점유율은 현재 26.56%에서 41.23%로 증가한다.

투신권 한 고위관계자는 인수합병 사업영역 확대 등으로 펀드 판매 운용시장에서 은행권의 입김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시장주도권이 은행으로 넘어가면서 상품의 질적 성장도 가능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특별한 수익원이 없는 증권업계는 더욱 피폐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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