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4대 금융지주, 저축은행 구조조정 '교감'
금융위·4대 금융지주, 저축은행 구조조정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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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 "은행권의 저축은행 인수 환영"

[서울파이낸스 김미희 기자] 4대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금융당국에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문제로 위기에 처한 저축은행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적극 나설 방침이어서 향후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5일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축은행 PF 부실과 관련해) 나름대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있고 기본방향은 이미 결심이 서있다"고 말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이 자리에서 "대책은 이미 서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빨리 해결하겠다"며 조기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4대 금융지주사들도 한 목소리로 저축은행 인수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각 지주사들은 금융당국과 자구노력 계획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61곳의 저축은행 중 상대적으로 우량한 매물을 인수 대상으로 선별한 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인수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저축은행 1~2곳 이상 인수합병(M&A)하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금융산업 전체를 볼 때 저축은행이 안정이 안 되면 1금융권(은행권)에도 파급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금융권 전체가 나서 저축은행을 안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해 주요 금융그룹도 동참해야 한다"며 "저축은행들을 일단 살리는 게 중요하므로 금융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종렬 하나금융 사장은 "은행권이 대승적 차원에서 저축은행을 인수해 경영 정상화에 도움을 줘 구조조정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도 "저축은행 문제가 국내 금융시장 안정에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 속에 책임감을 갖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저축은행 부실 처리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KB금융은 이날 오후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등이 저축은행 인수를 공식화하자 보도자료를 통해 "캐피탈사를 통한 서민금융업 진출을 검토해 왔다"며 "소매금융 전문 금융회사로서 서민금융의 활성화와 확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시열 신한지주 회장도 "괜찮은 부실 저축은행이 있으면 (인수 여부를) 검토해보겠다"며 인수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 인수 방침을 밝힌 데 대해 김석동 위원장은 "전적으로 환영한다"며 "저축은행의 위기가 시스템리스크로 연결되면 안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취임 후 주요 금융권 인사들과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혀 이같은 움직임이 금융당국과의 사전 교감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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