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새해 경영전략 외형 VS 내실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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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證, 종금사 합병으로 시너지 창출…업계 13위
펀드판매 부진+CMA자금유입 미미+규제강화 '부담'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 최근 증권사들이 선물ㆍ종금사와 잇달아 인수합병하며 덩치키우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업권간 장벽이 낮아진 만큼 규모의 경제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들은 규제 강화, 채권운용 손실 확대 등으로 인해 내년도 실적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일부 부서를 축소하며 '내실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물사 합병 늘어날 듯"
최근 메리츠증권은 메리츠종금을 내년 4월 합병키로 했다고 밝혔다. 합병비율은 1대0.7198767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대형화되는 가운데 오랫동안 종금과의 합병을 고민해왔다"며 "이번 합병을 통해 보다 큰 성장모멘텀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 증권사는 자기자본 6300억원, 자산 4조5000억원의 종합증권사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지난 9월을 기준으로 메리츠증권은 자산규모에서 23위였지만 합병하면 13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앞서 지난달에는 동양종금증권이 동양선물 흡수합병했다. 선물 분야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결합, 선도적인 금융투자회사로 도약겠다는 설명이다.

대형 증권사관계자는 "상품 인가를 받지 못한 증권사들은 합병을 통해 신규 시장 선점과 규모 확장을 노려볼 만하다"며 "NH투자, KB투자, 하이투자 등 선물회사를 계열사로 보유한 주요 증권사들의 합병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는 내년초쯤 증권사들의 덩치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서 축소 움직임
그러나 일부 중소형증권사들은 부서를 축소하며 '내실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 최근 A증권사는 퇴직연금사업부를 없애기로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퇴직연금 의무화 제도 도입으로 대규모 이익이 기대된다는 장밋빛 전망에 지난 2005년 12월 시장에 뛰어 들었지만 대형사들의 선점 및 산업계 증권사들의 신규 진출로 시장점유율이 낮아지자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A증권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계열 금융사들에게 퇴직연금을 밀어주면서 사업 진행이 어렵다"며 "부서를 축소하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을 둘러싼 영업환경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점도 '내실다지기'로 방향을 선회한 요인이다. 자금이동 추세 반전 시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수료율 압박과 펀드 이동제 등으로 인해 펀드부문의 실적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 여기에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금리인상 후폭풍으로 인해 상품운용부문 실적 악화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막대한 사업비를 쏟아 부었던 CMA 역시 은행권의 고금리 경쟁으로 인해 메리트가 감소하면서 내년에는 자금 유입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자산관리, 트레이딩, 주식위탁 등 전 사업부문의 영업이 침체돼 있다"며 "자산 축적보다 회전율 제고를 통한 수익성 보존으로 영업 전략을 선회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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