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高, 어디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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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90엔 하회하면 '눈덩이' 효과 생길듯

일본 신정부가 환시장 불개입 방침을 천명한 가운데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는 엔고(高)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에 대한 관측이 분분하다.

이와 관련해 엔-달러 환율이 90엔 밑으로 내려갈 경우 엔고가 '눈덩이'처럼 가속화될지 모른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왔다. 이런 극단론은 약세를 면치 못해온 달러가 16일(이하 현지시각) 또다시 투매된 것과 때를 같이 한다.

엔은 17일 오전 9시 도쿄에서 달러당 91.03-91.06엔에 거래돼 전날 오후 뉴욕 시장에 비해 소폭의 약세를 보였다. 달러가 미약하게나마 강세를 보인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일각의 전망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콩 소재 스탠더드 차터드의 북아시아 환거래 책임자 제러드 카츠는 로이터에 엔-달러 환율이 올초 87.10엔으로 떨어져 엔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지난 14년 사이 최저를 기록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번에 또다시 87.20엔 밑으로 떨어지면 (엔고에) 급격히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6일의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는 7개월 사이 최고치다.

도쿄 FX 옵션 딜러도 많은 시장 관계자들이 설마하는 상황에서 엔-달러 환율이 급작스럽게 90엔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쿄 대형은행 옵션 거래인도 "엔-달러 환율의 심리적 저지선이 급작스럽게 무너질 경우 (또다른) 달러 투매가 촉발될 수 있다"면서 그 추세가 눈덩이처럼 커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것이 (아직은) 최악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연휴 뒤에 그런 일이 급박하게 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최신 단기경기관측(단칸) 분석을 인용해 많은 일본 수출 대기업이 엔-달러 환율을 내년 3월말까지의 현 회계연도에 95엔 내외로 설정했기 때문에 90선이 무너지면서 엔고가 가속화될 경우 기업들에 악몽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17일 '달러 가치가 어디까지 떨어질 것인가'라는 분석 기사에서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16일 또 한차례 투매 현상을 빚었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달러가 16일 뉴욕에서 유로당 1.4714 달러에 거래돼 12개월 사이 가치가 가장 크게 떨어졌으며 엔-달러 환율도 이날 오전장 90.13엔까지 한때 주저앉은 점을 상기시켰다. 미국의 주요 교역국 통화 바스킷에 대한 달러 지수 역시 이날 76.244로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음을 저널은 강조했다.
저널은 일본 신정부가 환시장 불개입 원칙을 천명한 것도 엔에 대한 달러 가치 하락을 부추겼다면서 그러나 미 경제 회복세가 일본보다 우세한 것으로 보이는 점과 FRB의 조기 금리인상 전망은 이를 저지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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