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證 '양치기' 전망 도마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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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ㆍ저금리, 모멘텀 충분"…코스피 잇따라 상향조정
올 초 '매도' 의견 믿었던 투자자들 원금회복 기회 놓쳐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 올 상반기 코스피지수의 고평가 진입을 우려하며 '비중축소'를 주장한던 외국계 증권사들이 최근 국내 증시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대내외 호재에 힘입어 예상보다 빨리 코스피지수가 1600선 안착에 성공하자 뒤늦게 고점을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양치기' 전망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6일 증권업계 따르면 외국계 증권사들이 코스피지수에 대한 하반기 지수전망을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있다. UB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말까지 코스피전망치를 기존 1650에서 1900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크레드트스위스 역시 "한국증시는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일시적일 것으로 보여 한국 주식을 더 사들일 때"라고 조언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한국증시에 대한 비중을 기존 '비중 축소(underweight)'`에서 '비중 유지(equal-weight)'로 조정했다. 도이치방크도 올해 코스피지수 전망치로 1830선을 제시했으며 골드만삭스와 노무라 증권 역시 투자의견을 각각 상향조정했다.

UBS는 "미국 경기 회복과 함께 한국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고 국내총생산(GDP) 증가가 2010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국민연금이라는 든든한 후원군이 있는데다 금리도 낮고 다 물가 상승 기미도 아직 보이지 않아 주가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지수 상향조정에 대해 '양치기' 전망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 초 '매도' 보고서를 믿었던 투자자들이 주식 비중을 축소해 반등장에서의 원금 회복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일예로 올 1월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서울반도체에 대해 "11건에 달하는 일본 니치아와 특허 소송의 연내 해결이 어려워 보인다"며 투자의견을 '매도'와 목표주가를 6000원을 제시했다. 이에 이 회사의 주가는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서울 반도체는 최근 특허 공방에 종지부를 찍고 실적 모멘텀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4일 현재 서울 반도체는 4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초 CLSA의 목표주가 대비 6배 이상 뛰어 오른 것이다.

잦은 목표주가 조정도 투자자들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 JP모간은 지난해 말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의 올해 순손실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초과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낮추고 목표주가는 2만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올 7월 초 에는 주가가 바닥을 지났다며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올려잡고 목표주가를 2만원에서 4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그런데 불과 한 달 여만에 또다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5만원으로 끌어올렸다. 불과 8개월여 만에 3차례나 목표주가를 수정한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 외국계 증권사들의 '매도' 보고서 때문에 국내 증시가 천당과 지옥을 오갈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었다"며 "당시에는 금투협에서 전수조사까지 단행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그 당시 외국계 증권사들의 말을 믿고 국내 주식에 대해 비중을 축소했다면 투자자들은 최근 반등장에서의 원금 회복 기회를 놓쳤을 것"이라며 "이같은 '양치기'식 전망이 계속된다면 외국계 증권사들의 공신력은 점점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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