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협회 통합, '나눠먹기 식' 봉합
증권-선물협회 통합, '나눠먹기 식' 봉합
  • 김성호
  • 승인 2004.01.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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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협회, 통합 주장 제껴두고 업무-협회비 배분에 합의
회원사 업무불편 가중...책임소재도 불분명해져


증권업협회와 선물협회가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협회 통합문제가 회원업무 및 협회비를 공동관리하는 식으로 일단락 됐다. 선물협회는 최근 증권업협회에 코스피지수선물 관련 회원업무를 위탁키로 하고 협회비도 배분키로 합의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밥그릇 싸움이 나눠먹기 식으로 끝났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당초 양 협회가 회원사의 업무불편 및 문제 발생에 따른 책임소재등을 이유로 통합을 주장해왔지만 결국 협회비를 나눠갖는 식으로 문제를 봉합했다는 것이다.

6일 증권 및 선물업계에 따르면 선물협회는 지난 5일 이사회 총회를 갖고 코스피지수선물과 관련, 협회 정율회비 변경에 따른 정관개정을 승인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주식선물업 겸영 증권사가 행하는 선물업과 관련해 선물협회의 업무 중 일부를 증권업협회에 위탁키로 했으며, 증권사의 협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가지수선물옵션 및 개별주식옵션거래에 대한 협회비를 현행대비 각각 16.7% 인하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향후 주가지수선물거래의 정율회비는 매매약정대금의 0.02/10,000를, 주가지수옵션 및 개별주식옵거래 정율회비는 매매약정 대금의 0.10/10,000을 지급하게 된다.

양 협회의 이같은 합의로 그 동안 논란을 빗어온 협회통합 문제는 사실상 봉합됐다. 특히 양 협회가 회원사의 협회비를 공동관리키로 하고 협회비를 9:1(증권업협회:선물협회)로 배분키로 합의함에 따라 가장 큰 이해관계가 해결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당초 회원사의 업무혼선을 이유로 협회통합과 관련 치열한 공방을 펼쳐 온 이들 협회가 회원업무를 분산하는 동시에 협회비까지 공동관리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적잖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당초 증권업협회는 협회통합이 안될 경우 상장주식선물 이관으로 증권사가 증권업협회와 선물협회로부터 관련업무에 대한 중복규제를 받는 동시에 규제비용 또한 증가하는 등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며 양 협회의 통합을 주장했었다.

또 선물협회는 양 협회가 통합될 경우 선물전업주의가 무너질 뿐만 아니라 자칫 선물사가 시장에서 퇴출될 수 도 있다며 양 협회의 통합은 증권업협회의 이기주의적 발상에서 비롯된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일축했었다.

심지어 이들 협회는 협회통합과 관련 각자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재경부에 건의서를 제출함은 물론 국회의원들에게 의정참고자료까지 배포하기도 했다.

이처럼 협회통합을 둘러싸고 한치의 양보도 없던 이들 협회가 일부 회원업무를 분담해 처리키로 하는 동시에 협회비마저 공동관리키로 하는 등 당초 주장과 상반된 내용에 합의를 함에 따라 회원사들은 애시당초 이들 협회의 관심은 회원사가 아닌 밥그릇 챙기기에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번 협회비 인하도 양협회가 회원사들의 반발을 의식해 생색내기 식으로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증권사 한 관계자는 협회통합 여부와 상관없이 가장 중요한 건 회원사의 업무편의 인데 양 협회가 처음에는 회원업무 처리문제를 놓고 협회통합문제를 논의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결국 이런식으로 결론이 났다며
회원사를 위해 존재하는 협회가 회원사와 상관없이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한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록 일부 업무에 한해서이기 하지만 회원업무가 분산됨에 따라 회원사 업무 불편이 가중됐을 뿐만 아니라 향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지도 불분명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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