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카드산업 낙관-비관론 '팽팽'
올 카드산업 낙관-비관론 '팽팽'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1.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분기 회복된다 VS 빠른 회복 어렵다

LG카드 처리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카드시장 구조조정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올 한해 카드산업 전망에 대해서는 매우 엇갈린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2분기부터 카드산업이 본격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는 반면, 또 한편에서는 올해 중으로 카드사 회복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도 한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낙관론 입장에 서 있는 윤영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과 비관론을 펼치고 있는 이준재 동원증권 애널리스트의 카드산업 분석보고서를 비교, 각 주장의 근거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윤영환 연구위원 ▶비온 뒤에 땅이 더 굳는다

카드부실의 핵심 원인이었던 한계고객의 지나친 확대와 붕괴 과정은 이제 대부분 마무리되어 추가적인 부실발생의 여지는 현저히 줄었다. 경기회복을 통한 채무자 상환능력의 개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카드사의 재무적 안정성이 크게 높아짐으로써 적극적인 대손상각을 통한 빠른 연체율 하락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중요한 것은 카드사 비즈니스 모델의 재구축 가능성에 대한 확인이다. 수익모델에 대한 전망은 연체율의 안정화와 직결된다. 최근 실적은 연체율 정점 접근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 앞으로의 관건은 정점 이후의 하락속도가 될 것이다.

우리는 향후 연체율의 하향 안정화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체율은 경기요인보다는 자산의 성장속도와 질(quality)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prime이나 sub-prime 고객의 경우 경기 요인의 영향은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다.

따라서 향후 연체율 안정화의 1차 관건은 한계고객 정리가 어느 선에서 마무리될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카드사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연초 30%를 상회하던 한계고객의 비중이 최근에는 10%대로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한계고객 처리과정에서 태풍의 눈이었던 복수카드 소지자의 현금서비스 이용액도 연초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로 최근에는 감소폭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연체율의 빠른 안정화를 전망하는 또 하나의 근거는 은행으로의 합병과 유상증자에 따른 재무적 안정성 제고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산축소 부담에서 벗어나 이제는 적극적인 대손상각 정책을 전개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일단 부실자산을 조기에 정리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손상각이 진행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는 상당히 빠른 연체율 하락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준재 애널리스트 ▶ “풀리지 않는 매듭”

과도한 신용과 집중에 의한 부작용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누적된 연체와 대환론에 대한 잠재적 부담이 큰 데다 신규 발생 연체 규모조차도 좀처럼 빠른 개선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계속되는 신용 조정으로 내수 경기는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고, 고용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그래서 전업카드사의 잠재손실은 계속 확대 중이다. 수익모델상 임계 연체율에 접근하고 있는 듯하다. 현 자본구조 하에서 진정한 의미의 흑자반전 시기는 2009년 이후에나 도래할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이미 자본잠식 수준이 총자산의 14%에 달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2002년 하반기 이후 급속하게 진행돼 온 자산 부실화로 카드사들의 실질 누적 연체금액이 약 55조원에 이르렀다. 이에 은행은 비신용카드 부문의 이익으로 신용카드 부문의 막대한 대손상각비르르 처리하고 있는 반면, 전업카드사는 대환취급을 통한 계속적인 손실 이연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잠재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잠재손실 규모는 지난 9월말 기준 자기자본의 150%∼30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조차도 끝이 아니다. 자산부실화 과정은 정상자산이 지금의 65조원에서 국내 카드시장의 적정 규모인 50조원 수준에 달할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풀리지 않는 매듭’이다. 과연 전업카드사는 총자산의 50%에 해당하는 실질 수익자산으로 잠재부실 자산을 처리할 수 있을까. 금융기관이 부실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자산을 계속 축소하면 이는 수익자산 비중의 축소로 이어져 위기 극복은 어려워진다.

더욱이 잠재적 신용불량자 수가 4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도와 저소득 계층 기반을 토대로 대출 위주의 영업 신장을 통해 성장한 국내 신용카드 업계는 미래 고객기반의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구조조정 없이 미래의 수익모델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