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조선업 종사자 55.1% 하청···78.5% '낮은 임금' 불만
"위험의 외주화로 중대재해 발생···특별근로감독 등 실시해야"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우리나라의 조선업계가 조선산업의 가치사슬 종합경쟁력 수치에서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특히 점수가 역전된 생산부문에서는 하청 구조로 인한 고용 구조의 불안정성, 낮은 임금 구조 등으로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조선업계가 가치 사슬 종합경쟁력에서 한국 업계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중국의 종합점수는 90.6으로 한국보다 1.7포인트 앞서며 한국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된 것이다. 기존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고 평가되던 R&D 부분과 설계 부분은 중국과 격차가 좁혀졌으며, 특히 생산 부분은 중국에 점수가 역전됐다.
구체적으로 생산 부문은 지난해 한국은 91.3으로 전년대비 0.7점 하락한 반면 중국은 4.6점이 상승해 92점을 기록했다. 산업연구원 측은 "중국은 막대한 생산 물량을 바탕으로 산업 생태계 구축했다"며 "우리나라는 생산 인력 부족으로 시황 회복에도 생산능력을 빠르게 키우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2008년 시황 악화로 인한 구조조정 등을 겪으며 고용이 불안정해졌다. 2021년 대규모 수주를 통한 시황 회복 이후에도 인력 부족은 사외 업체, 아웃소싱 등 다단계 하청 고용 확대로 해결해 왔다.
실제 울산 동구는 '하청노동자 지원계획 수립을 위한 실태조사 연구 용역'을 실시한 결과, 조선업 종사자 4만1584명 중 55.1%는 하청노동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청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8.5%가 '낮은 임금'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들의 월평균 임금 수준은 331만원으로 응답자가 원하는 적정 임금보다 107만원이 낮았다.
여기에 하청구조의 고질적 문제인 안전 교육 미숙으로 인해 중대재해 안전 사고 또한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올해 조선업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는 모두 9건으로, 노동자 13명이 사망했다.
이에 노동계는 구조 개선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관계자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조선업종 내 발생 사고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위험의 외주화가 빚은 구조적 사고"라며 "특별근로감독 및 안전보건진단을 실시해서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