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국내 시장 한계"···글로벌 공략 '사활'
게임업계 "국내 시장 한계"···글로벌 공략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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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저 입맛 맞춘 PC·콘솔 게임 출시 잇따라
쓰론 앤 리버티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쓰론 앤 리버티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지난해 전방위적 실적 악화를 겪은 게임업계가 올해 글로벌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화두로 해외 시장에 맞춘 PC·콘솔 게임 출시와 콘텐츠 현지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를 회사의 글로벌 원년으로 삼고 모든 게임을 글로벌 위주로 출시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국내 출시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쓰론 앤 리버티(TL)'의 PC·콘솔 버전을 올해 안에 북미 시장에 내놓는 것이 대표적이다.

TL은 국내 출시 이후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는 데 실패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으나,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이달 북미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에서 해외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 기존 '리니지' 시리즈를 필두로 한 모바일 MMORPG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북미·유럽 지역에서 선호도가 높은 콘솔 게임으로 장르를 다변화하며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난투형 액션 신작 '배틀 크러쉬'를 연내 출시하며 해외 이용자들을 겨냥한 오픈월드 슈팅 콘솔 게임 'LLL'도 올해 외부 테스트에 들어간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지난달 말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원년"이라며 "올해 새로운 장르들의 게임이 글로벌에 대거 출시되고, 모든 게임을 글로벌 위주로 출시한다. 이를 위해 김택진 대표가 계속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내수 시장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춰온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글로벌 탑티어 게임사'를 목표로, 글로벌 사업 전문가로 평가받는 한상우 신임 대표 체제 하 해외 사업 확대에 전념한다. 지난 3월 신임 대표로 선임된 한 대표는 네오위즈 중국 법인 대표 및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과 텐센트코리아 대표를 거쳐 지난 2018년부터 카카오게임즈 해외사업 본부장을 역임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사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 '에버소울'을 오랜 현지화 노력과 함께 다음달 29일 서브컬처 본고장인 일본 시장에 선보인다. 또 지난해 3월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를 2분기 내 대만, 일본, 홍콩 등 9개 지역에 동시 출시하며 모바일 신작 '가디스오더'도 하반기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 대표는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다년간 쌓아온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며,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컴투스는 올해 '글로벌 탑 티어 퍼블리셔'라는 포부를 내세웠다. 유수의 글로벌 게임 개발사들과 협업을 강화하며 서비스 라인업 확대와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폴란드 11비트 스튜디오가 개발한 인기 콘솔 게임 '프로스트펑크'의 정식 모바일 버전을 지난 1월 말 미국, 영국, 필리핀 등 3개국에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했으며, 상반기 신작 요리 시뮬레이션 게임 'BTS 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도 글로벌 170여 개국에 출시한다.

한지훈 컴투스 게임사업부문장은 지난 1월 쇼케이스 현장에서 "내수 시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에서 경쟁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우리의 꿈은 글로벌 탑 티어 퍼블리셔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 뷰를 기록한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IP(지식 재산)를 활용한 액션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다음달 8일 전세계(중국, 베트남 등 일부 국가 제외) 동시 출시하며, 크래프톤은 23일 전술 슈팅 모바일 게임 '불릿 에코 인도'를 시작으로 던전 생존 게임 '다크앤다커'와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등 글로벌 신작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넥슨은 내달 21일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을 중국 시장에 출시하고 올해 여름 루트슈터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의 글로벌 출시한다.

이처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이들이 내수 시장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탄탄한 글로벌 기반을 갖춘 넥슨과 글로벌 매출이 전체 90% 이상을 차지하는 크래프톤 등을 제외하면 대다수 게임사들이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게임업계의 실적이 크게 뛰었는데, 지금은 당시의 호실적이 국내 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가 아니었냐는 우려가 나온다"며 "글로벌 시장 공략 없이는 장기적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글로벌 신작 출시와 콘텐츠 현지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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