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탄소배출권 공략 '속도'···시장 활성화될까
증권사, 탄소배출권 공략 '속도'···시장 활성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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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 위해서는 시장 참여자 더 많아져야"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내 배출권 거래 시장은 거래량이 적고, 가격 변동성이 주식시장 대비 높아 제 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러자 정부는 지난해 9월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활성화 방안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등 금융상품을 도입하고, 2025년에 선물 시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해당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달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 시스템 도입 시범사업자로 단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 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배출권 할당대상 업체 등 시장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위탁매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2월 친환경 탄소소재인 '바이오차'를 생산하는 포이엔과 탄소배출권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월에는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의 뒤를 이어 증권사 중에 여섯번째로 온실가스 배출권시장 시장조성자(LP)로 선정되기도 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S&T부문 투자전략본부 산하에 탄소금융부를 신설하고, 탄소배출권 및 ESG 통합관리 전문가인 엄성일 상무를 영입했다. 또 올해 초에는 친환경 소재 연구 특화기업인 바이오나노코리아와 탄소배출권 금융·기술자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SK증권은 2021년 배출거래제 시장조성자 자격과 자기매매 증권사 자격도 획득했다. 2022년에는 '자발적 탄소배출권에 대한 자기매매 및 장외거래 중개업무'를 시작했고, 지난해 5월에는 나무(NAMU) EnR과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내 단일증권사 최초 글로벌 금융기관 탄소배출량 측정 이니셔티브 PCAF에 가입하기도 했다.

SK증권 관계자는 "세계적인 자발적 탄소배출권 인증기관인 베라(Verra)와 골드스탠다드(Gold Standard)에서 인증받은 고품질 크레딧 구매 및 상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또 해외 디벨로퍼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품질의 탄소배출권을 국내 수요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고, 해외 디벨로퍼와 협업해 자발적탄소배출권 개발사업 공동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2021년 탄소배출권 시장조성자, 지난해 자발적 매매 중개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2022년 4월 방글라데시 6개 주에 태양광 정수시설 123대를 보급하고, 탄소배출권 94만톤을 확보했다. 12월에는 싱가포르 탄소배출권 거래소(CIX)와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4월에는 SK온·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2차전지 산업 생태계 구축·확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해외 온실가스 감축 사업 프로젝트 발굴에 대해 노력하고 있으며, 트레이딩 차원에서도 시장 조성자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면서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며 "단기적으로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 직면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탄소배출권의 활성화는 앞으로 가야 할 길이고 글로벌 적으로도 탄소 감축에 대한 니즈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정부에서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융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이 활성화 되기 위해선 시장 참여자가 좀 더 많아질 필요가 있다"며 "현재로서는 할당업체와 증권사들만 참여할 수 있는데, 이게 확대돼 제3자 같은 시장 참여자가 많아질 수록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융상품화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배출권 가격은 당분간 약보합으로 예상한다"며 "할당대상업체는 KAU23에 대해 3월 배출권 명세서 제출 이후 실수요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며, KAU23정산이 마무리 되는 8월까지 배출권 이월을 위한 매도가 우세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3차 배출권 계획기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공표됐고, 3분기 중 배출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N 출시 등 배출권 가격상승을 자극할만한 요인이 다수 존재한다"며 "따라서 8월 이후 KAU24는 점진적인 가격 우상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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