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증가세 둔화에···지난해 가계 여윳돈 50.8조 줄었다
소득 증가세 둔화에···지난해 가계 여윳돈 50.8조 줄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계 순자금운용 158.2조···전년比 24.3%↓
자금운용 31.3%, 자금조달 58.3%씩 감소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붙은 주택청약 관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붙은 주택청약 관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지난해 가계 여윳돈이 50조원 넘게 줄었다. 경기침체 여파에 가계 소득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여유자금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순자금조달 규모도 축소됐다. 조달비용이 증가한데다 매출부진 등의 영향으로 자금조달을 줄였고, 이는 투자 감소, 상거래신용 위축 등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가 158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3% 축소됐다.

순자금운용이란 금융자산 거래액에서 대출금과 같은 금융부채 거래액을 뺀 값으로, 특정 경제주체의 여유자금을 뜻한다. 만약 자금운용보다 자금조달이 커 여윳돈이 마이너스가 되면, 순자금조달로 표현한다.

이는 가계소득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소득 증가율은 2.8%로, 2022년(7.3%) 대비 크게 낮아졌다. 반면 지출증가율은 6.1%로, 2022년(6.4%)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피면 지난해 가계·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액은 194조7000억원으로 일년새 31.3%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금융기관 예치금(-12.4%) △채권(-26.1%) △지분증권·투자펀드(-115.5%) △보험·연금준비금(-36.4%) 등 전반적인 감소세가 나타났다.

다만 자금조달이 36조4000억원으로, 일년새 58.3%(112조7000억원)이나 축소됐다. 이 중 금융기관차입이 29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2% 줄었으며, 정부융자·상거래신용 등 기타 자금조달(6조8000억원) 역시 19조원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여유자금 감소로 예치금이나 채권 등 모든 상품의 운용 규모가 축소됐다"며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은 아예 감소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자금조달에 대해 그는 "주택자금 관련 대출의 증가세에도,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 신용대출과 소규모 개인사업자 대출 등 기타대출이 축소되면서 조달 규모가 전년 대비 축소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109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7% 축소됐다.

세부적으로 비금융법인의 자금운용 규모는 30조8000억원으로 2022년 대비 87.6%나 급감했다. 금융기관 예치금과 채권 등이 감소전환했으며, 지분증권·투자펀드와 미수금·현금 등 기타 부문의 운용규모가 축소됐다.

비금융법인의 자금조달 규모도 140조4000억원으로 일년새 68.5%나 줄었다. 이 중 금융기관 차입은 69.5%, 채권발행은 52.1%, 주식발행은 13%씩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조달 금리 상승 등으로 비금융법인의 금융기관 차입, 채권·주식 발행 등이 모두 축소됐다"며 "매출부진으로 상거래신용 등도 위축되면서 전체 조달 규모가 큰 폭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자금운용에 대해선 "자금조달 규모가 줄가 금융기관 예치금과 채권 투자가 감소 전환했고, 상거래신용 등도 크게 위축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의 지난해 순자금조달 규모는 13조원으로, 일년새 21조원 줄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정부 지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감소함에 따라, 국채를 중심으로 순자금조달 규모가 축소됐다"고 전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