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매입 논란'에 기준 바꿨더니···LH 매입임대 실적 23% 그쳐
'고가매입 논란'에 기준 바꿨더니···LH 매입임대 실적 23%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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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가구 매입 목표였는데 실제 사들인 건 4610가구

 

한 매입임대주택에서 입주자를 모집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사진=김무종 기자)
한 매입임대주택에서 입주자를 모집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사진=김무종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청년·신혼부부와 저소득층을 위한 매입임대사업의 지난해 실적이 목표치의 2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매입 논란 이후 기준을 바꾼 여파로 매입 실적이 급격히 떨어지자, 정부는 1년도 안 돼 또다시 제도 손질에 나섰다.

1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H 매입임대주택 매입 실적은 4610가구로 목표치(2만476가구)의 23% 수준이었다. 기존 주택 매입이 171가구, 신축 매입 약정은 4439가구였다.

매입임대주택은 청년·신혼부부와 고령자·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위한 주거복지 제도로, LH 등 공공기관이 기존에 지어진 주택을 매입하거나 사전 약정 방식으로 신축 주택을 사들여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는 사업이다.

LH는 2019년(2만344가구), 2020년(1만6562가구)에는 2년 연속 매입임대 목표치의 100%를 채웠으나, 이후 갈수록 실적이 낮아지고 있다.

2021년 매입 물량은 2만4162가구로 목표치의 67%였으며, 2022년은 1만4054가구로 46%였다.

작년에는 매입 목표 물량 자체를 2만476호로 전년보다 33% 낮췄는데, 매입 실적은 이보다 더 떨어져 1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작년 실적이 특히 저조한 것은 '수유 칸타빌 논란' 여파다.

LH가 매입임대사업의 일환으로 준공 후 미분양이 발생했던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고가 매입 논란이 일었고, 지난해 4월 LH는 공공건설 표준 건축비를 적용해 '원가 이하' 금액으로만 주택을 매입하도록 제도를 고쳤다.

LH는 당시 매입임대 규정에 따라 감정평가를 거쳐 평균 분양가보다 12%가량 싼 금액으로 주택을 매입했는데, LH가 사들인 주택형을 제외한 나머지 중대형은 당시 15%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들인 매입임대주택 중 준공 주택은 3.7%에 그쳤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매입임대사업의 주택 매입가격을 '원가 이하'에서 다시 '감정가'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축 매입임대 확대를 위해 매입 단가를 현실화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최근 5년간 LH는 매입임대주택 총 7만9732가구를 확보했다. 경기 지역이 1만7천#896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울 9236가구, 인천 7059가구로 전체의 42.9%가 수도권에 있다.

LH는 올해 매입임대 예산으로 4조7900억원, 전세임대로 3조3604억원을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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