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인플레 둔화에도 견조한 강달러···미 CPI '주목'
[주간환율전망] 인플레 둔화에도 견조한 강달러···미 CPI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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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월 CPI 2.9% 예상, 0.5%p 둔화···근원 CPI 0.1%p↓
견조한 고용·경기 지표에 금리 조기인하 기대감 후퇴
유로·위안·엔 약세 지속···이번주 예상밴드 1310~1350원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30원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미국채 금리와 달러의 동반 강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13~16일)은 1320~1330원대에서 제한적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 물가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주요국 통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달러 가치를 지지하고 있다. 주요국 경기지표 발표 이후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6원 오른 달러당 1329.8원에 개장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337.0원으로 출발해 1328.2원으로 하락 마감했으며, 장중 1320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지난주 초 환율 급등의 배경엔 미국 고용 호조의 영향이 컸다. 1월 비농업 고용이 전월 대비 35만3000건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18만5000건)를 두배 가량 웃돌았기 때문이다. 특히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0.6%, 전월 대비)이 예상치(0.3%)를 크게 상회했다는 점은, 연준의 긴축 경계감을 강화했다는 평이다.

이에 시장내 확산됐던 3월 조기인하 가능성은 약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에 반영된 3월 금리인하(0.25%p) 전망은 16%까지 하락했다. 5월 동결 가능성도 39.3%에 달한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경계감'으로 요약된다. 이번주 예정된 이벤트를 살펴보면, 13일(현지시간) 미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전년 대비)이 2.9%로 전달보다 0.5%포인트(p)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근원 CPI 상승률은 3.8%로, 0.1%p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물가상승률의 둔화에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과 경제지표의 호조로 긴축 경계감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현재 4.48%로, 조기인하 기대감이 부상했던 지난 12월 FOMC 직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10년물 금리 역시 상승세를 보이며 4.183%선을 회복했다. 달러인덱스 또한 강세를 보이며 현재 104선을 돌파한 상태다. 이는 고용·경제 지표가 냉각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강달러 흐름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어 15일과 16일 각각 발표되는 1월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에도 시선이 쏠린다. 현재 시장은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2% 감소, PPI는 전년 대비 0.7%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전월 대비 0.8%p, 0.3%p씩 둔화된 수치다.

주요국 통화의 약세도 강달러를 부추긴다. 먼저 유로·달러 환율의 경우 1.077달러선의 약세가 나타났다. 지난 주말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 일원인 파비오 파네타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ECB가 금리 인하를 고려할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발언, 4월 인하 가능성에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이는 유로존 경기침체 우려에 기반한다. 오는 14·15일 유로존과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지난해 4분기) 예비치가 발표되는 가운데, 현재 시장에서는 0%, -0.1%를 전망하고 있다. 유로존과 영국 모두 3분기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만큼,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가 이어질지 주목받고 있다.

중국 위안화 역시 달러당 7.19위안선의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1월 CPI 상승률이 -0.8%로 2009년 9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중국 춘절 연휴로 위안화 움직임이 제약됐지만,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며 약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엔화도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달러·엔 환율은 149.38엔으로 이달 초(146.33엔선) 대비 2.1% 가량 상승(절하)했다. 일본은행의 통화완화가 지속된 가운데, 미 연준의 조기인하 가능성이 부정되면서 약세가 심화됐다는 진단이다. 만약 저지선인 150엔을 돌파할 경우 원화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다만 오는 15일 발표되는 작년 4분기 일본 GDP 예비치가 0.3%로, 전분기(-0.7%) 대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 CPI 둔화와 더불어 엔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단 진단이다.

종합하면 미국 물가상승세의 둔화가 점쳐지고 있지만, 견조한 고용과 경기지표에 막혀 조기인하 기대감이 위축된 상태다. 반면 유로존은 4월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중국은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강달러를 지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엔화도 150엔 돌파를 시도하며,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제한적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미 CPI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주초반 하락 우위 흐름이 예상되나, 견조한 미 경기지표와 중동리스크, 위안화와 엔화의 약세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예상 밴드는 1310~1350원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305원~1340원

중국 춘절로 위안화 움직임이 제한된 가운데, 호조세를 이어간 미국 주가지수 영향에 주초반 환율 하락 우위 흐름이 전망된다. 선행 지표는 시장에 우호적인 수치를 재확인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미국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와 중동 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우려에 낙폭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예정된 미국 CPI와 소매판매 지표 발표 이후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 : 1310~1350원

미국의 고용과 성장지표가 계속해 호조를 보임에 따라 금리인상 기대감이 약화된 가운데, 유로존 위원들의 비둘기파적 멘트가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빠른 인하 기대감이 커졌다. 이에 따른 달러 상승 압력이 존재하지만, 외국인의 지속적인 국내 주식시장 유입과 중공업을 필두로 한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상단을 제한할 것이다.

미국 물가지표가 안정돼도 고용·성장 진정세가 확인돼야 추가 달러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다. 1320원대와 1340원대 모두 기술적 중요 레벨들이 몰려 있는 만큼, 제한된 레인지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300~1350원

미 1월 CPI 발표가 중요하다. CPI 결과가 미 연준의 2분기 금리인하 확률을 높여준다면 달러 강세가 한 풀 꺾이겠지만, 시장 예상보다 높은 상승률이 나온다면 국채 금리와 달러화는 다소 큰 폭의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여지가 있다.

엔화도 주목할 변수다. 150엔 상회 시도가 재차 나온다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원화와 엔화 간 동조화 현상이 다시 강해질 공산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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