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순혈주의' 이어갈까···차기 회장 후보에 장인화 전 사장(종합)
포스코 '순혈주의' 이어갈까···차기 회장 후보에 장인화 전 사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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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회장 9명 중 8명이 내부 인사···김만제 이후 30년 전통
2018년 최 전 회장과 겨룬 검증된 철강통···"쇄신보다 안정"
내달 21일 주총에서 확정···'후추위 논란'에 국민연금이 변수
장인화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 (사진=포스코)
장인화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 (사진=포스코)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후보로 장인화(68) 전 포스코 사장을 최종 선정했다. 업계에서는 쇄신보다는 경영의 안정과 사업의 연속성에 초점을 맞춘 인선이라는 반응이다.

8일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최종 선정된 숏리스트를 바탕으로 심층 면접을 끝에 포스코맨을 추천했다. 면접은 각 후보자를 대상으로 포스코그룹의 미래 비전, 수행 전략, 리더십 등을 심층 질문했다.

장인화 전 사장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했다. 2018년 회장 선임 당시 최정우 전 회장과 최종 2인 후보가 될 때까지 겨룬 바 있는 검증된 철강통이다. 특히 포스코 연구소부터 시작해 신사업·재무·마케팅을 두루 경험해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때문에 후추위가 신사업 육성보다 주력사업 안정화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장 전 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2018년 차기 회장 후보 당시 '권오준의 남자'로 분류될 만큼 최정우 회장과는 노선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의 안정성을 도모하면서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다만 3명의 쟁쟁한 외부 전문경인들을 제치고 포스코맨이 최종 후보로 낙점돼 '순혈주의' 전통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포스코그룹은 역대 회장 9명 중 8명이 내부 출신일 만큼 순혈주의가 견고하다고 평가받는다. 1994년 4대 김만제 전 회장 이후 30년 동안 외부 출신 회장이 선정되지 않았다. 장 전 사장은 다음 달 21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으로 최종 결정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와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선정되면서 포스코 사상 첫 외부 경영인 출신 회장 내정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혁신보다는 내부 안정을 우선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해외 호화 이사회' 사건으로 후추위의 적격성에 논란이 제기되자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실력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의 지분 6.71%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후추위 멤버인 사외이사들과 장 전 사장은 경찰의 수사 선상에도 올라 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소유분산 기업인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임은 KT 사례 때 밝힌 바와 같이 주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내·외부인 차별 없는 공평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소액 주주의 지분이 75%를 넘어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지만, 주주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차기 회장의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우려도 있다. 

앞서 KT의 경우도 지분 10.12%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에 반대해 경영 공백 장기화 등 후임 회장 인선 작업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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