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적 반토막' 아모레·LG생건, 美·日로 눈 돌린다
'작년 실적 반토막' 아모레·LG생건, 美·日로 눈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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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본사(왼쪽)와 LG 광화문 빌딩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국내 뷰티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 시장의 계속된 불황 탓이다. 이에 이들은 세계 뷰티 시장 규모 1위인 북미와 3위인 일본 시장을 공략하며 판로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4조213억원의 매출과 15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44.1%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6조8048억원의 매출과 48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31.5%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뷰티 부문은 지난해 매출은 2조8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영업이익은 1465억원으로 52.6% 감소했다.

중국이 자국산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한국 화장품의 수요가 낮아져 해외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중국 시장의 경기 회복이 더뎌지고 있기 때문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타 국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국내 뷰티기업 '코스알엑스(COSRX)'를 인수했다. 코스알엑스는 북미, 동남아, 유럽, 일본 등 140여개 국가에 진출해 해외 매출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902억원의 매출과 7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북미와 유럽에서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2022년 미국 화장품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했고 지난해 9월엔 '라네즈'로 멕시코에도 진출했다. 아울러 '헤라'가 일본에 진출하는 등 여러 시장을 공략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채널 효율화와 재고 축소 활동 등으로 인해 중국 시장 매출이 하락해 아시아 지역 매출이 감소했지만 일본에서는 현지화 기준 약 30%의 매출 증가를 보였다"며 "자회사들이 전반적으로 매출이 증가했지만 마케팅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설정된 집중 성장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시도해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은 2019년부터 미국 화장품 브랜드 '에이본', '더 크렘샵' 등의 인수에 총 6000억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빌리프', '더페이스샵' 브랜드의 마케팅 활동을 확대하고 세포라 등 멀티브랜드숍 위주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9월 색조전문 브랜드 '힌스'의 보유사인 비바웨이브를 인수하면서 일본 진출에 나섰다. 이런 노력으로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7511억원으로 전년보다 19.6% 줄었으나 북미 매출은 6007억원으로 10.9% 늘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향 채널 매출 하락과 해외 구조조정 비용 등 이유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이 안착할 때까지 10년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다른 국가 진출에 성과를 이루려면 그 정도의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미국이나 일본 시장은 워낙 화장품 시장이 크고 다양해 성과를 얻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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