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째 부진' CJ ENM 영화사업, 올해는 반등할까?
'16개월째 부진' CJ ENM 영화사업, 올해는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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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이후 손익분기점 넘긴 영화 無···적자전환 결정적 역할
블록버스터 영화 참패 원인···올해 대작 개봉으로 '명가 부활' 기대
다가오는 CJ그룹 인사에서 구창근 CJ ENM 대표 책임 물을지도 주목
'외계+인 2부'. (사진=CJ ENM)
'외계+인 2부'. (사진=CJ ENM)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지난해 사실상 영화사업이 '삭제'된 CJ ENM이 올해 '재기'를 노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실적부진으로 조만간 이뤄질 CJ그룹 인사에서 구창근 대표의 중도하차 등 인적쇄신을 이룰지도 이목이 집중된다.  

CJ ENM이 지난 7일 발표한 2023년 실적에 따르면 영화·드라마 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92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 3001억원, 영업손실 53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적자폭도 두자릿수로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이 같은 성과는 미국 자회사인 피프스 시즌의 드라마와 국내 드라마의 글로벌 판매 수익으로 거둔 성과로 영화사업에서는 여전히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CJ ENM은 "미국 작가·배우 파업으로 중단됐던 피프스시즌의 딜리버리가 재개되며 인기시리즈 '도쿄바이스' 시즌2, '스트라이프' 시즌1을 비롯해 다수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글로벌 OTT에 공급됐으며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와 '반짝이는 워터멜론', 예능 '어쩌다 사장3'과 '출장 소통의 신-서진이네 편'등 킬러 콘텐츠들의 글로벌 판매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CJ ENM은 지난해 '유령', '카운트', '더 문',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소년들' 등을 개봉했으나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판권수익을 제외한 극장관객수 기준으로는 2022년 9월 개봉한 '공조2: 인터내셔널' 이후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가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다. 

구창근 CJ ENM 대표 (사진=CJ)
구창근 CJ ENM 대표 (사진=CJ)

영화사업 부진의 여파로 지난해 영화·드라마 부문 영업손실은 975억원을 기록했다. CJ ENM의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이 14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영화·드라마 부문 부진은 더 뼈아픈 상황이다. 

CJ ENM의 영화사업이 장기적 침체에 빠지면서 한때 영화사업 철수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구창근 CJ ENM 대표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J가 영화 투자를 그만 둔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양질의 영화가 세상에 나오도록 건강한 투자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 CJ ENM의 중요한 사명이라는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CJ ENM이 영화 사업에 대해 강한 의지를 밝혔지만, 올해도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지난달 10일 개봉한 '외계+인 2부'가 사실상 전작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며 극장 상영을 마치게 됐다. '외계+인 2부'는 총 37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돼 손익분기점 800만명을 기록해야 하지만, 지난 7일 기준 누적 관객수는 141만명 수준이다. 이는 전작의 관객수인 154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밖에 같은 날 '도그데이즈'가 개봉했지만, 이날 개봉한 롯데컬처웍스의 '소풍'과 플러스엠의 '데드맨'에 밀려 박스오피스 4위를 차지했다. 

다음달 개봉을 앞둔 '패스트 라이브즈'는 CJ ENM과 미국 독립영화 제작사 A24이 제작과 배급을 맡은 미국영화로 미국 내에서는 독립영화 중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아카데미 시상식 특수와 맞물려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나 현빈, 조우진 주연의 '하얼빈' 등 대작 영화들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CJ ENM은 국내 주요 배급사들 가운데 1년 넘게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유일한 회사가 됐다. 지난해 1000만 영화를 2편이나 내놓은 플러스엠에 사실상 주도권을 내준 상황"이라며 "장기적 부진으로 점유율이 고착화되기 전에 반등을 꾀할 작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CJ ENM은 구창근 대표 취임전 2018년 18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2019년 2694억원 △2020년 2721억원 △2021년 2969억원을 벌기도 했으나, 지금은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성 차입금(1조5129억원)이 현금 및 현금성 자산(7618억원)보다 두 배나 많아 우려를 자아낸다. 지난달 23일에는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가 흥행에 실패했다. 

한편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그룹이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며 '위기'를 언급하며, "조직문화 근본 혁신을 위해 탁월한 성과를 달성했을 때는 파격적 보상을 하고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반드시 책임을 지는 문화를 키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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