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설 빅5' 실적 희비···중동 간 삼성·현대 만 '방긋'
지난해 '건설 빅5' 실적 희비···중동 간 삼성·현대 만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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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 매출‧이익 모두 성장···중동사업 호조 현대 '실적 30%대↑'
주택 비중 큰 대우‧GS‧DL, 매출 늘어도 이익 급감···"원가‧미분양 탓"
올해 전망은 흐림···5개 건설사 중 4곳 신규 수주 목표치 하향 조정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사진=현대건설)
지난해 6월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 (사진=현대건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지난해 연간 성적표를 받아 든 국내 '빅5' 건설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해외 사업 비중이 높거나 그룹발 안정적 매출 확보가 가능한 건설사는 외형 확장과 내실 강화에 성공한 반면, 주택과 일반건축 사업 비중이 큰 건설사는 원가 상승 압박에 따라 이익이 크게 줄었다.

올해는 건설경기 전반에서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설사 대부분 신규 수주 목표를 낮춰 잡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평가 1,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만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그룹사 일감이 확보된 가운데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건설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30% 후반대 성장률을 보이며 두드러졌다. 회사는 지난해 경영 실적을 매출액 29조6513억원, 영업이익 7854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39.6%, 36.6% 성장했다.

사우디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아미랄 패키지 1·4프로젝트(6조7800억원), 아람코 샤힌 프로젝트(2조3890억원) 현장이 착공하면서 매출로 반영된 영향이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수주 잔액은 19조6220억원, 해외는 12조868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지난해 매출이 19조3100억원으로 32.3% 성장했고, 동시에 영업이익 역시 1조340억원으로 18.2% 늘었다. 2022년 수주한 카타르 태양광발전 사업(공사비 8000억원)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 산악터널(1조3000억원) 프로젝트에서 매출이 본격화한 덕이다.

특히 국내 주택 사업보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해 온 삼성물산의 작년 말 기준 수주 잔액은 국내(12조5820억원)보다 해외(15조1420억원)가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주택 중심의 국내 사업 비중이 큰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의 경우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실제 3개 건설사의 매출액을 보면 대우건설은 11조6478억원, GS건설은 13조4370억원, DL이앤씨는 7조9945억원으로 각각 11.8%, 9.2%, 6.6% 성장하며 몸집을 불린 반면 이익은 역성장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분의 1가량 빠졌다. 영업이익 3312억원, 당기순이익 202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3.4%, 54.1% 쪼그라든 수치다.

대우건설 역시 영업이익이 6625억원으로 12.8% 감소했다. 회사 주택 부문에서 1100억원 규모의 미분양 관련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GS건설은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며 적자 전환했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은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지만, 영업손실 3880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업체의 주택건축 사업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63%, 67.1%, 66.5% 등으로, 국내 토목이나 해외 사업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게 낮다.

이 가운데 국내 주택 사업에서 인건비, 자재 가격 등 원가 상승과 미분양 등 요인으로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1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3.37로 전년 동월 대비 15% 넘게 올랐다. 여기에 미분양 주택 해소가 지연되면서 실적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지난해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건설사 실적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올해는 업계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5개 건설사 중 4곳이 올해 신규 수주액을 지난해 실적보다 낮춰 잡았다. 실적 대비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액으로 지난해보다 3조5000억원가량 줄어든 28조9900억원을 예상했다. 

DL이앤씨도 전년보다 3조원(3조3000억원) 이상 감소한 11조6000억원을 제시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올해 수주액으로 18조원, 11조5000억원을 예상했다. 각각 작년보다 1조2000억원, 1조7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0조2000억원 가량 신규 수주한 GS건설만 올해 작년보다 늘어난 13조3000억원을 전망했다.  

시장에서도 올해 국내 건설업황 악화는 지속될 것으로 점친다.

박영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만기가 내년과 내후년에 몰려 있어 부실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금리가 워낙 높아 일부 인하된다 해도 건설사 숨통이 트이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국내 부동산의 영향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택 부문의 외형 확대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향후 분양이늘어나기 어려운 부동산 시장임을 감안하면 추세적인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고 주택부문 원가율 역시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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