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투게더] 건설경기 불황 속 빛나는 '상생경영'···"건전성 홍보는 덤"
[위투게더] 건설경기 불황 속 빛나는 '상생경영'···"건전성 홍보는 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협력업체의 자금난 해소돕고 PF 부실여파 속 재무 건전성 알리는 효과도 톡톡
포스코이앤씨, HDC현산, 롯데건설, 호반그룹, 동부건설 등이 가장 먼저 발표
"협력사 성장할수록 회사도 좋고, 시공 품질과 현장 안전에도 개선 효과있어"
(사진=pexels)
(사진=pexels)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건설업계가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설 명절을 맞아 협력사에 대한 공사 대금 조기 지급에 앞장서고 있다. 원자재·인건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들의 자금난 해소를 돕고,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속 재무 건전성을 알리는 효과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태영건설, 호반그룹(호반건설·호반산업), 동부건설 등이 중소 파트너사에 대금을 조기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먼저 포스코이앤씨는 명절 이후까지 예정돼 있던 대금 지급일을 앞당겨 거래대금 720억원을 다음 달 6일에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지급 대상은 회사와 거래하고 있는 928개 중소기업이다. 회사는 매년 명절마다 대금을 조기 집행해오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최선을 하고 있는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고 경영 안정에 도움을 주기 위한 차원"이라며, "앞으로도 상생 협력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기업시민의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롯데건설도 당초 대금 지급일에 비해 약 9일 앞당겨 계열사와 중소 협력사에 조기 지급할 예정이다. 이 같은 대금 조기지급은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해볼 지표가 될 수 있다. 회사는 1년 새 차입금 1조1000억원 및 부채비율 30% 이상을 감소시켰고, 현재 현금성 자산을 2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지난해 추석에 이어 이번에도 협력사를 위한 2200억원 규모의 대금을 선지급한다. 지난해 설 명절에는 34억원, 추석에는 66억원 조기 지급한 것을 고려하면 재무 상태가 크게 개선된 점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회사의 4분기 실적 잠정집계결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매출액(4조1908억원)과 영업이익(1953억원)은 1년 새 각각 27.1%, 67.8%씩 증가했다. 차입금 규모는 18%가량 감소했고, 부채비율 역시 119.5%로 직전년도(137.8%) 대비 18.3%포인트(p) 줄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시장 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의 자금 운용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라며 "앞으로도 건설 R&D 투자, 협업 등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더욱 강화해 사회와 동반성장하는 ESG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크아웃(재무 개선 작업)을 개시한 태영건설도 공사현장 미지급 대금을 설 연휴 전 최대한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자금 가용 범위 내에서 노무비 비중이 높은 공정의 현장 중심으로 이번 달 중 330억원(25일 53억, 31일 277억원) 규모의 대금을 지급완료하기로 했다. 회사는 향후 노임 문제는 PF 대주단과 적극 협의해 미지급도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호반그룹의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이 400여 개 협력사에 공사 대금 1500억원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양사는 매년 명절 전 협력사에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는데, 올해 건설경기 부진 우려가 커져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해 조기 지급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부건설 역시 80여 곳의 협력사에 550억원 규모의 대금을 지급 예정일보다 최대 14일 빨리 지급한다. 동부건설도 최근 유동성 우려가 확산하자 "지난해 4분기 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안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적극 밝힌 바 있다.

추가 취재 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도 올 설을 앞두고 협력사에 대한 공사대금 조기 지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명절을 앞두고 공사대금을 미리 지급하는 것은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일환과 PF 부실 속 재무건전성을 알리기 위함이다. 현재 건설사들은 협력사들을 위해 △협력사 전담부서 운영 △동반성장 기금 마련 △우수회원사 발굴 및 포상 △경영 컨설팅 등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명절 전 대금 조기 지급은 일반적으로 동반 상생의 의미가 컸지만, 최근에는 우발 채무 관리나 유동성 측면에서 건전하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또 결국 협력사가 성장할수록 회사의 경쟁력도 커지고, 시공 품질과 현장 안전 등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