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승인 이후 힘빠진 비트코인···'차익실현' 약세장, 언제까지?
ETF 승인 이후 힘빠진 비트코인···'차익실현' 약세장,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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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한 때 4만달러선 붕괴···단기 약세장 전망 현실화
장기 전망 '긍정적'···"기관투자자 자금유입, 시장 살아날 것"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가상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4만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등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차익 실현에 따른 매도 압력이 이어지면서 단기 약세장이 연출될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23일 가상자산 시황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5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47% 하락한 4만67달러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한때 4만달러 아래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4만달러 선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4만달러 밑으로 밀린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도 24시간 전 대비 3.08% 밀린 2346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들의 약세는 현물 ETF 승인 호재가 실현된 후 시장에 재료가 소진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가격이 급등했다가 승인 소식 이후 차익 실현에 따른 매도 압력이 커지면서 하락세를 탔다. 가상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가 기존에 보유했던 물량을 대거 내놓으면서 비트코인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그레이스케일은 기관 투자자들을 대신해 비트코인을 매입하던 신탁 상품을 판매해오다 이번에 현물 ETF로 전환하자, 이전에 사들였던 비트코인이 현재 가격보다 현저히 낮아 물량을 대거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비트코인 ETF(GBTC)에서는 최근 한 주 동안 22억달러(2조9480억원)가 빠져나갔다. 이번 하락세로 당초 '뉴스에 파는' 매도 압력에 단기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란 업계 전망이 힘을 얻은 상태다.

시장에선 당분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4년 주기의 반감기 이벤트가 남아있는 데다 재무제표에 비트코인 시장 가치 반영 등이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 장기적인 시장 전망을 두고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산하 코빗리서치센터는 이날 미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 '메사리'가 발간한 2024년 가상자산 업계 전망 보고서 번역본을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반감기 도래와 함께 글로벌 양적완화 재개 시 화폐 가치 하락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비트코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가 비트코인을 시장 가치 기준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회계 기준을 변경한 것도 상장사들이 더욱 비트코인에 관심을 두게 될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메사리의 업계 전망 리포트는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거시적 관점에서 산업을 바라볼 때 최고의 지침서"라며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시작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만큼 올해 가상자산 시장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 당국이 국내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허용 불가' 입장을 밝힌 후 시장 혼란은 지속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발행이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기존 정부 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행법상) 현재로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국내 증시에 상장하거나 해외 상장 상품을 중개하는 것은 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면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의 투자 필요성이 커지면 법을 정비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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