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제3보험'에 도전장 내민 생보사···손보사와 경쟁 '후끈'
[초점] '제3보험'에 도전장 내민 생보사···손보사와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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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화생명·신한라이프 이어 교보도 건강보험 강화 예정
"고령화·저출산 등 수요 감소···주력상품 종신보험 한계 있어"
제3보험 경쟁 심화 전망···"장기적으로 점유율 변동 가능성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전통적인 종신보험에 대한 고객 니즈는 줄어드는 반면 생존 시 다양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건강, 상해보험 등 제3보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 2024년 신년사)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경기침체 장기화뿐만 아니라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 그리고 업종 및 업권 간의 성역 없는 경쟁도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 2024년 신년사)

건강보험 등 제3보험 시장이 보험업계 격전지로 떠올랐다. 제3보험은 손해보험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며 손해보험사들의 주무대였는데 최근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등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제3보험 신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교보생명 등 다른 생보사들도 제3보험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공들이고 있는 만큼, 이를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기존 암보험에 특약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교보생명의 참여로 생보업계 대형 4개사는 제3보험인 건강보험을 올해 첫 신상품으로 내놓게 됐다. 제3보험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려는 생보사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삼성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등이 연초 건강보험을 내놓으면서 시장 경쟁은 본격화했다. 삼성생명은 이달 '다(多)모은 건강보험 S1'을 출시했으며, 한화생명은 'The H 건강보험'을, 신한라이프는 '신한 통합건강보장보험 원(ONE)'을 각각 선보였다. 이들 보험은 모두 제3보험에 속한 것으로, 고객 니즈가 큰 질병 보장을 강화하거나 원하는 보장으로 설계할 수 있게끔 선택권을 늘린 게 특징이다.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성격을 모두 갖춘 제3보험은 사람의 질병·상해 등과 관련해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당초 생보사와 손보사의 겸영이 금지됐으나 상해보험을 시작으로 질병보험에 대한 단계적 겸영이 허용된 후, 지난 2003년 보험업법 개정으로 제3보험을 규정하면서 생·손보사의 겸영이 허용됐다. 

그간 생보사들은 종신보험에 주력해 왔다면, 최근 들어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종신보험 상품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건강보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요 생보사들이 주무대를 옮기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통계에서 생보사들의 종신보험 신계약 금액은 올해 3분기 기준 52조6495억원으로, 80조원대를 유지했던 2018~2020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 새 회계기준(IFRS17) 시행으로 새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에 유리한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경영전략을 바꾸며 경쟁에 불이 붙었다. 기존의 판매전략으론 실적을 방어하기 힘들어진 만큼 손보사들의 점유율이 높은 건강보험 등 제3보험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의 경우 종신보험이 원래 주력상품이었지만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종신보험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다른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특히 보험사 실적은 CSM을 높이는 게 화두가 된 상황이어서 유의미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품에 집중하려다 보니 건강보험에 공을 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보사들의 적극적인 행보로 시장 점유율이 변동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에선 생보사 대비 손보사들의 계약자 연령대가 낮다는 점, 판매채널 활용도가 높다는 점 등에서 단기적으로 유의미한 점유율 변동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생보사들이 상품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판매채널을 다양화한다면 지각변동이 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연령 계약자 비중이 높을수록 보유하고 있는 계약에서 업셀링, 크로스셀링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에 단기간으론 시장을 선점한 손보사가 유리한 구조일 것"이라면서 "다만 최근 생보사들이 손보사처럼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많이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상품 경쟁력을 갖췄다는 전제 하에 장기적으로 생보사들의 점유율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제3보험 시장 경쟁이 심화될 경우 회사 간의 적정 수익 확보가 어려울 수 있고,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요인도 존재하는 만큼 상품설계와 판매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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