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 하림, '대어'(大魚) 소화 가능할까
'HMM 인수' 하림, '대어'(大魚) 소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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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오션 벌크선(정기적), HMM 컨테이너선(부정기적) 주력 차이
"해운업 침체 전망···당장의 흑자는 힘들지만 장기적 안목 필요"
HMM의 컨테이너선 모습. (사진=주진희 기자)
HMM의 컨테이너선 모습.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이 과연 인수 과정을 무사히 완료하고, 본회사보다 큰 규모의 회사를 성공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지난 18일 HMM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림은 팬오션 인수 경험을 바탕으로 HMM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하림이 과연 HMM이라는 대어를 삼키는 것을 넘어 소화할 역량을 가졌는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집계 기준 하림은 재계 순위 27위로, 자산 규모는 17조다. HMM은 19위로 하림보다 8조8000억원 많은 25조8000억원이다. 올해 3분기 현금성자산이 662억원인 하림이 인수 희망가 6조4000억원을 써내며 완벽한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유상증자 참여는 물론 이자 부담도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하림은 2015년 곡물 유통 분야의 사업 확장을 위해 팬오션을 인수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는 한국을 세계 5대 해운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포부 했지만 팬오션은 벌크선을, HMM은 컨테이너선을 주력한다. 벌크선은 원자재 운송에 특화돼 석탄, 곡물 등을 운반하며, 안전 운송과 경제성을 중시한다. 컨테이너선은 주로 가공품을 운송하며 표준화된 컨테이너를 사용해 짧은 정박 시간, 정확한 시간표에 따라 움직인다. 

해운 산업의 전망도 밝지 않다. 해운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업황 부진을 견디기 위해서는 재정 건전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해운업은 다운 사이클이 예정된 만큼,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하림은 거액의 차입금과 이자비용 등이 예견된 만큼 부채 관리가 필수적이다.

또 친환경 선박 전환에 대한 과제도 새로운 숙제로 부각됐다. 국제적인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도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탄소 중립을 위한 대체 연료 도입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해운업계는 바이오 선박유와 소형모듈원전(SMR)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엔진 교체와 인프라 확보 등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벌크선은 부정기선으로 화물이 있는 곳에 선박을 투입하며, 컨테이너선은 정기선으로 정해진 항로를 규칙적이고 반복적으로 운항하기 때문에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다"며 "해운 업계 전망은 최근 2년간 호황기를 겪어 물동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지만, 전쟁과 코로나 같은 갑작스러운 변동 요소도 고려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운 산업은 장기 침체를 겪다가도 한 번의 호황으로 큰 수익을 내기도 하기 때문에 하림이 인수를 통해 당장의 흑자를 내기는 어렵지만 장기적 안목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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