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들, 올해 예·적금 늘리고 부동산 비중 줄였다
한국 부자들, 올해 예·적금 늘리고 부동산 비중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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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경영연구소, '2023 한국 부자 보고서' 발간
부자들이 꼽은 고수익 투자처···'주식·주택·금·보석'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부동산, 자산시장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올해 한국 부자들(금융자산 10억원 이상·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은 지난해 대비 예·적금 보유 비중을 늘리고 거주용 외 주택 보유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17일 대한민국 부자들의 현황과 투자행태, 미래 투자 방향 등을 면밀히 분석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간했다.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이면서 거주주택 포함 부동산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자산가 총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투자 행태를 보면 한국 부자는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예적금 보유율을 지난해 84.5%에서 올해 94.3%로 9.8%p(포인트) 높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만기환급형 보험'도 전년 대비 3.0%p 증가한 87.5%로 높은 보유율을 보였다.

반면, '거주용 외 주택'의 경우 주택시장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컸던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보유율이 8.8%p 증가했으나 올해에는 1.0%p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직된 주택시장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주식' 보유율도 지난해 77.3%에서 올해 75.5%로 1.8%p 감소했다. 주식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 2021년(81.5%)에 이어 2년 연속 보유율이 축소됐다.

그럼에도 총자산에서 부동산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으로, 자산형성 과정에 부동산이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한국 부장의 총자산은 부동산자산 56.2%와 금융자산 37.9%로 구성돼 있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거주용 부동산'이 3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 △유동성 금융자산 13.3% △빌딩·상가 11% △거주용 외 주택 10.3% △예적금 9.9% 순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이 현재의 자산을 축적하는데 가장 기여도가 큰 원천은 '사업소득(31.0%)'인 것으로 나타났다. 축적된 자산을 투자해 불리는 과정에서는 부동산투자가 24.5%로 금융투자 13.3%에 비해 2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한국 부자들은 1년 내 단기에 고수익이 기대되는 예상 투자처로 △주식(47.8%) △거주용 주택(46.5%) △금·보석(31.8%) △거주용 외 주택(31.0%) 등을 꼽았다. 향후 3년 정도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유망 투자처도 단기 유망 투자처와 거의 유사했다.

특히, 주식과 금·보석은 지난해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있었는데,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인플레이션 등 국제 정세 및 경제상황이 불확실하게 변하면서 자산가치 하락 위험이 있는 부동산보다 안정적인 금·보석이나 개별 종목을 선택해 투자할 수 있는 주식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내년 금융자산 운용 계획에서 예·적금 금액을 늘리겠다는 부자는 24.0%, 주식을 늘리겠다는 부자는 21.0%를 차지했다. 고금리 상황에서 확실한 수익을 가져다주는 예적금과 올해 상반기까지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주식에 대한 투자금액을 늘리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황원경 KB금융경영연구소 부장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한국 부자는 크게 장기 투자, 투자 성공 경험이 있는 자산에 집중 투자, 투자여부 판단을 위한 다양한 자료의 분석 등을 토대로 자산을 관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개인의 자산관리가 쉽지 않은 만큼 부자들의 자산관리 사례를 활용해 나와 가장 유사한 모델을 찾아 이를 실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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