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천만원 할인'···수입차 업계, 재고정리·목표달성 집중
'최대 4천만원 할인'···수입차 업계, 재고정리·목표달성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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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 위축···각 사 판촉 활동 집중
1~10월 수입차 판매 21만9071대, 전년比 2.9%↓
럭셔리 전기 세단 더 뉴 EQS (사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벤츠코리아 고급 전기차 EQS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수입차 업계가 연말 파격 할인에 나섰다.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 속, 재고 정리와 연간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할인 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자사 고급 전기차인 EQS 450+(1억6390만원)를 3605만원 할인한 1억2785만원에, EQS 450 4MATIC(1억9000만원)은 4180만원 할인한 1억482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베스트셀링카인 E클래스도 대폭 할인해 판매 중이다. E 220d 4MATIC AMG 라인(8640만원)을 1468만원 할인한 7172만원에, E 450 4MATIC 익스클루시브(1억1570만원)를 1966만원 할인한 9604만원에, 고성능 모델인 AMG 53 4MATIC+는 2497만원 할인한 1억483만원에 판다.

할인에 인색했던 벤츠코리아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신차급 연식 변경 모델인 2024년형 EQS와 11세대 신형 E클래스 출시를 앞두고 재고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BMW코리아와의 판매 경쟁도 파격 할인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했다.

이르면 내년 초 출시 예정인 2024년형 EQS는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4MATIC(4륜구동) 해제 기능을 적용한 것이 큰 특징이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동력을 앞바퀴로만 보낸다. 에너지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주행거리 확보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겨울철 배터리를 데워 주행거리 감소를 방지할 수 있는 히트펌프도 들어간다.

2024년형 EQS와 비슷한 시기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11세대 신형 E클래스는 모든 내연기관에 48V 배터리를 더해 친환경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해 전기 모드로만 유럽 기준 100km를 갈 수 있다. 내부는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워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BMW코리아와의 판매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이다. 벤츠코리아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수입차 시장 판매 1위를 거머쥐었지만, 올 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10월까지 벤츠코리아 누적 판매 대수는 6만988대로, BMW코리아(6만2514대) 대비 1526대 적다. 이달과 12월 실적에 따라 7년간 지켜온 수입차 판매 선두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

BMW 뉴3시리즈 부분변경 모델과 투어링 모델 (사진=BMW코리아)
BMW 3시리즈 (사진=BMW코리아)

BMW코리아는 모처럼 잡은 승기를 이어가기 위해 주력 모델을 중심으로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320i(5700만원)를 1000만원 할인한 4700만원에, 고성능 M340i(8290만원)를 1200만원 할인한 7090만원에 판다. 뿐만 아니라 최근 출시한 신형 520i(6880만원)를 400만원 할인한 6480만원에, 530i(8420만원)를 300만원 할인한 8120만원에 판매 중이다. 신차 효과를 극대화해 판매량을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차 시장 3위인 아우디코리아는 4위 볼보자동차코리아의 공세를 막고자 연말 파격 할인에 나섰다. 아우디코리아의 10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는 1만5258대로, 4위 볼보차코리아(1만3770대)와의 격차는 1488대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베스트셀링카인 A6의 45 TFSI 콰트로 프리미엄(8132만원)을 1626만원 할인한 6506만원에, 40 TDI 콰트로 프리미엄(7982만원)은 1837만원 할인한 6152만원에 판매한다. 딜러사별 별도 프로모션을 더하면 할인 폭은 더 커진다는 것이 아우디코리아의 설명이다.

지프, 푸조 등을 판매하고 있는 스텔란티스코리아도 이달 '2023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할인한다. 지프는 랭글러 오버랜드 4xe 파워탑(1억130만원)을 873만원 할인한 9257만원에, 그랜드 체로키 서밋 리저브(9880만원)를 1400만원 할인한 848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푸조는 푸조 파이낸스를 통해 전기차 모델인 e-208(5300만원)과 e-2008(5290만원)를 1300만원 할인해 각각 3516만원, 3531만원에 판매한다. 

이와 관련, 수입차 업계는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선 만큼, 신차 출시 전 재고 정리 그리고 연간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각 사가 판촉 활동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신차등록자료에 따르면 올 1~10월 누적 등록 대수는 21만907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월 평균 판매량도 2만1900대로, 남은 두달까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수입차 시장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판매량은 2019년 24만4780대, 2020년 27만4859대, 2021년 27만6146대, 2022년 28만3435대로 지속 증가했다. 

전체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도 줄었다. 자동차 판매실적자료 제공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총 125만8089대 중 수입차 등록대수는 22만6602대로 점유율 18.0%를 기록했다. 수입차 점유율은 2019년 16.0%, 2020년 16.7%, 2021년 19.2%로 매년 상승했으며, 지난해에는 20.1%를 기록해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올해는 아직 두 달 정도가 남았으나 판매 추이를 보아 점유율 20% 돌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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