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외형 성장 '쑥쑥'···"건전성 관리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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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3분기 누적 순익 '역대 최대'···케뱅 '10분기 연속 흑자'
케뱅, 작년 2배 가까운 630억원 충당금 적립에 수익성은 '뚝'
업계 "대내외 어려운 환경···충분한 수준의 손실버퍼 준비돼야"
(사진=각 사)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나란히 외형성장을 이룬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부실 대비를 위한 충당금 규모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중·저신용대출 공급을 늘리며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터라 선제적으로 대비에 나선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954억원, 누적 기준 순이익은 27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2%, 37.9% 증가한 수치다. 누적 기준으론 역대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카카오뱅크의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 모두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 이자수익은 5359억원으로 전년 동기(3372억원) 대비 58.9% 증가했는데, 이는 대출 자산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말 기준 여신 잔액은 3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보다 9조6000억원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빠르게 성장, 주담대 잔액은 올해에만 6조5719억원 증가했다. 각종 수수료와 플랫폼 등을 통해 거둔 비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61.8% 증가한 1207억원이다.

경쟁사인 케이뱅크도 외형성장을 이뤘다. 10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간 케이뱅크의 올 3분기 이자이익은 115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했다. 작년 3분기 5억원에 불과했던 비이자이익은 올 3분기 78억원으로 1460%나 뛰었다. 

케이뱅크는 여신 성장과 담보대출 비중 확대를 통해 이자이익 증가를 이뤘다. 여신 잔액은 12조81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0% 늘었는데, 전체 여신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작년 3분기 19.9%에서 올 3분기 32.9%로 확대됐다.

비이자이익 확대의 경우 △MMF 운용수익 증가 △KB 제휴 신용카드 출시 △알뜰교통카드 출시 △자동차/이륜차보험 광고 제휴 △동행복권 간편충전 서비스 출시 등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실적에서 눈여겨볼 만한 점은 이들 은행이 부실에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 적립액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지난해보다 높은 연체율을 기록 중으로,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만큼 건전성 우려에 따른 부실 방파제를 쌓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올 3분기 63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21억원)의 2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난 것도 충당금 적립액 규모를 크게 늘리면서다.

케이뱅크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작년과 견줘 48.4% 감소한 132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0.90%로 전 분기(0.86%)보다 0.04%p, 지난해 동기(0.67%)보단 0.23%p 높아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대출 비중 확대 등 포용금융 실천에 따른 연체율 증가를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 3분기에 많은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충당금을 늘리는 추세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충당금 잔액은 3662억원으로 1년 전보다 65.9% 늘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전분기 대비 160억원 증가한 751억원이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의 경우 올 1분기 234%에서 3분기 243%까지 올랐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올해 1분기 0.58%, 2분기 0.52%, 3분기 0.49%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나, 지난해 3분기(0.36%)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업계에선 고금리 속 중·저신용대출 공급을 늘려야 하는 만큼, 이들의 건전성 관리 움직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카카오뱅크는 30%, 케이뱅크는 32%의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달성해야 한다. 각각 1.3%p, 5.5%p씩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을 고려할 때 최종적인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을 키우기보단 충분한 수준의 손실버퍼가 준비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포트폴리오는 시중은행 대비 아직도 신용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4분기에도 다소 보수적인 기조로 충분한 수준의 충당금 전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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