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장애인 채용 기피'하는데···한화증권·생명, 의무고용 '초과달성'
금융권 '장애인 채용 기피'하는데···한화증권·생명, 의무고용 '초과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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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대면 업무 많아 작은 실수도 큰 문제로 비화···의무고용률 달성 어려워"
한화그룹, 장애인 적극 지원···김승연, 24년 째 '점자달력 무상 배포' 유명한 일화
(사진=한화투자증권)
(사진=한화투자증권)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금융권이 장애인 고용을 기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초과 달성해 새로운 고용 문화로 확산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장애인 의무 고용률 100%를 달성했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는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률'에 따라 상시 50인 이상 민간기업이라면 전체 직원의 3.1%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하도록 한 제도다.

금융권은 그동안 대면 업무가 많고, 서류 검토 등 과정에서 작은 실수라도 발생할 경우 큰 문제로 되돌아 올 수 있다며 장애인 고용을 기피해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국내 주요 증권사 9곳 중 장애인 고용률을 달성한 곳은 1곳도 없다.

보험업계에서도 2021년 기준 주요 보험사의 의무고용률은 1~2% 수준에 그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 고객을 대하는 업무가 많다보니 작은 실수 하나도 고객에게는 커다란 불편이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업무에 장애인들을 채용하고는 있지만 의무고용률을 맞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장애인들의 일자리가 사회를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생계수단이자 삶의 질과 사회적 관계 확대에도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했다. 이에 기존 직무 추가 고용과 함께 사내 보조 영어강사로 신규 고용하는 등 장애인들의 일자리 확대에 나섰다. 

한화증권에 앞서 한화생명도 지난 3월 보험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장애인 의무고용율을 초과 달성했다.

행정지원 등 단순 사무에 그쳤던 직무를 사내 도서관의 사서 보조, 사내 카페 바리스타, 안마사 등 전문적인 직무로 다양화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함께 멀리' 철학을 토대로 장애인 지원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00년 김 회장이 시각장애인의 도움 호소를 접한 뒤 24년째 시각장애인용 점자달력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어려운 시기에 자칫 눈앞의 현실에만 급급하기 쉬울 때일수록 내실을 다지면서도 우리 사회의 온도를 높이기 위한 기업의 책임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6년 문을 연 빈스앤베리즈는 대기업 최초의 일자리 제공형 사회적 기업으로, 매장 직원의 40%를 한부모가정, 장애인,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으로 고용했다.

신충섭 한화투자증권 경영지원실 상무는 "한화투자증권은 '함께 멀리'란 사회공헌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증권업계에서 선도적인 장애인 의무 고용률 100% 달성에 이어 사회적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지원을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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