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부동산PF 리스크에 하반기 실적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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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론 80%, 본PF 56%가 만기 연장···10대 증권사, 충당금 5000억원 규모 적립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가 올해 하반기 증권사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부동산PF 충당금을 적립해 리스크 관리에 나섰지만, 요구되는 충당금이 늘어나면서 증권사가 짊어지는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주요 증권사 25개사의 국내외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4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 말 47조9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크게 변화하지 않은 수준이다. 익스포저는 부동산 PF 투자로 노출·발생할 수 있는 위험 비중 또는 금액으로 채무보증 잔액과 대출 잔액 규모가 영향을 미친다.

나신평은 올해 상반기 만기 도래 예정이었던 국내PF 익스포저 중 브릿지론 약 80%와 본PF 약 56%가 만기 연장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만기연장 방식은 부동산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된다면 부동산 익스포저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만기연장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와 사업성 하락 등으로 최종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고금리 지속, 경기 회복세 지연,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상승, 부동산 PF 부실 우려 등으로 인해 금융시장에서 9월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으며, 특히 증권사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수익성의 일부 훼손을 감수하면 장기적으로 부실을 해소해 나가는 데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이 가입한 브릿지론 만기는 2023~2024년, 본PF 만기는 2024~2025년에 집중 도래할 예정이다.  부동산PF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부터 대손충담금을 쌓으며 위험 관리에 나섰다. 해당 기간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10개사가 쌓은 충당금은 약 5000억원에 달한다. 대손충당금은 연말까지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미리 쌓아두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사들의 충당금 적립은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5개사의 당기순이익은 809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3%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금융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대형 증권사들은 추후 예상 손실을 충분히 감내할 수있을 정도로 자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충분히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는 부담 요인이며, 해외 부동산 가치 하락과 연체율 상승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손익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금융2실 책임연구원은 "충당금 적립 확대에도 불구하고 고정이하 자산 증가가 계속되면서 충당금 커버리지 비율 개선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PF부실이 심화될 경우 증권사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더 확대될 수 있다"며 "증권사의 PF손실은 2조3000억원에서 최대 4조1000억원에 달하며, 내년 6월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PF익스포저로 한정할 경우 PF 손실 규모는 1조4000억원에서 최대 2조80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대형사의 경우 PF손실에 따른 재무부담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중대형사 및 중소형사·소형사는 PF손실로 인한 재무부담 수준과 대응력에 대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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