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DGB회장 연령제한 변경, 게임 중간 룰 바꾸는 것"
이복현 "DGB회장 연령제한 변경, 게임 중간 룰 바꾸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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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후보, 새 후보보다 우위···합리적 경쟁 위한 기준 필요"
"KB금융, 후보군 선정한 뒤 평가 방식 정해···개선 여지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추진을 위한 협약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가능성과 관련해 "이미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열린 이후 (현 회장의) 연임이 가능하도록 과거 규정을 바꾸는 것은 룰을 게임 시작한 다음에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DGB금융 이사회가 김 회장의 연임을 위해 현재 만 67세로 묶여 있는 연령 규정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이복현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추진을 위한 협약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DGB금융은 지난달 25일 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나선 상태다. 

안정적인 지배구조 차원에서 3연임이 필요하다는 시각 속에서 '연령 제한'이 김 회장 3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하자, 업계에선 이사회에서 이를 바꿀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1954년 11월생으로 만 68세인 김 회장이 3연임을 하려면 '회장은 만 67세가 초과되면 선임 또는 재선임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바꿔야 한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에 대해서도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나이 제한을 완화하는 것은 금융회사의 판단이고, 3연임이 아니라 4연임도 할 수 있다"면서도 "연임하는 후보자가 여러 친분관계상 새로운 후보자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 경쟁 절차에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계속 하는 게 맞냐는 문제의식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인 만큼 연임 후보자에 대한 기준을 더 높이다든지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들 필요는 있다"며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솔루션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KB금융지주 회장 승계 절차와 관련해서도 "상대적으로 잘하려고 노력한 것은 맞다"라면서도 "그 정도면 괜찮은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원래 평가 기준과 방식을 공론화한 뒤 후보들이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KB금융은 후보군을 먼저 정한 다음에 평가의 기준과 방식을 정했다는 것 자체가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공감한다"면서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202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5.4% 정도였는데 지금은 102%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명목성장률 대비 가계부채 성장률이 떨어져야 한다는 게 이번 정부의 대원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가계부채 증가폭은 전월보다 1조원가량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택담보대출 증가폭도 전월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 원장은 통화당국의 긴축 기조와 금융 당국의 상생금융 및 각종 정책모기지(담보대출)가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통화당국(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이견은 없다"면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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