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눈치보는 한은?···경제성장률 전망서 '정부소비' 항목 누락
기재부 눈치보는 한은?···경제성장률 전망서 '정부소비' 항목 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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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해 공개하기 어렵다"···사후분석에선 공개
주요국 중 韓·日만 누락···'재정 불투명' 비판 제기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에서 GDP(국내총생산)의 핵심요소인 '정부소비 성장률'을 누락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주요국 중 해당 지표를 누락한 국가는 일본과 한국 단 두 곳뿐으로, 중앙은행인 한은이 기재부의 눈치를 보느라 주요 통계를 감추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5일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실에 따르면 그간 한은의 경제전망 보고서에 핵심통계인 '정부소비 성장률'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소비 부문은 민간소비, 투자, 순수출과 함께 GDP를 구성하는 핵심요소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소비 규모는 406조원으로, 전체 GDP(2162조원)의 19%에 달한다.

반면 GDP 규모가 더 큰 해외 주요 선진국들은 정부소비 전망을 정례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한은이 제출한 'OECD 주요국의 연간 정부소비 전망치 공개현황'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의회 및 독립기구를 통해 연 2회 정부지출 전망을 공개하고 있다.

독일은 중앙은행에서 연 2회, 정부에서 연 1회 공개하고 있고, 캐나다와 프랑스는 중앙은행이 연 4회에 걸쳐 전망치를 발표하고 있다. 현재 정부소비 전망을 아예 공개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 같은 핵심지표가 성장률 전망에서 누락된 반면, 이미 지난 기간에 대한 사후분석 리포트에서는 공개됐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8월 한은이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는 정부소비 항목이 누락된 반면, 9월 발표된 '2분기 국민소득(잠정)' 자료에는 정부소비 항목이 공개됐다. 실제 '경제전망 보고서'의 부문별 담당자 현황에도 정부소비 부문 담당자가 없다.

이에 국회는 정부소비 전망치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세입 여건, 재난 대응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 따라 변동하는 정부소비 특성상 공개하기 어렵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성국 의원은 "정부 입맛대로 통계를 감춰주는 행위는 한은의 대내외 신뢰도와 독립성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경기침체, 세수결손 등 위기에 대응하는 윤석열 정부의 재정 정책 방식이 불안정하고 불투명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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