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내년 보험산업이 제한적인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가계 초과저축이 감소하면서 보험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보험계약마진(CSM)과 달리 투자이익은 변동성이 높은 만큼, 보험업계에선 건전성과 자산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험연구원은 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2024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조영현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내년 보험산업 전체 수입(원수)보험료는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보험료 규모 전망치는 253조8000억원이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의 경우 성장세는 0.6%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질병·건강보험과 퇴직연금의 성장에도 저축성보험의 마이너스성장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이유에서다.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장기손해보험, 일반손해보험, 퇴직연금 중심의 완만한 성장으로 4.4%의 상장률을 예상했다. 다만 이는 올해(6.7%)보다 둔화된 수치다.

보험연구원 측은 "내년 국내외 경제는 '더 낮은 저성장·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물가'의 새로운 균형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균형 상황에서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나, 국제유가 상승과 기후변화 심화, 고금리 지속 등 다양한 잠재 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어려움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뒤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인 초회보험료는 2024년 9조9000억원 수준으로 올해 대비 2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생명보험의 초회보험료가 내년 24.8% 뒷걸음질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장기손해보험의 초회보험료는 올해보다 3.3%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보험산업의 보험이익은 보험계약마진(CSM) 증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생명보험업계의 대략적인 CSM 규모는 올해 61조9000억원, 내년 69조9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손해보험업계의의 대략적인 CSM 규모는 올해 64조6000억원, 내년 67조9000억원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투자이익 변동성 역시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에서 자산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투자손익 관리 역량에 따라 회사의 이익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조영현 실장은 "긴축 통화정책이 시작된 2022년부터 회사 간 수익성 편차가 확대되고 있는데, 고금리 지속으로 이러한 경향이 2024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면서 "건전성이 낮은 회사들은 이익의 내부 유보를 극대화하고 자산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할 시기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계약 CSM 확보를 위한 경쟁 심화로 나타날 보험산업의 불균형 성장과 소비자신뢰 저하에 대비해 신사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실장은 "소비자니즈에 기반한 상품 및 서비스 제공, 새로운 보장위험 발굴, 해외사업 확대 등을 통해 보험산업의 균형 성장과 더불어 소비자신뢰를 제고해야 한다"며 "플랫폼의 보험상품비교추천서비스에 대응한 상품 혁신과 판매 전문성 강화, 디지털 전환 고도화 등이 필요하며, 국회에서 진행 중인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 작업 등도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진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