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전기요금 인상할듯···유가급등에 한전 누적적자 50조 상회 전망
4분기 전기요금 인상할듯···유가급등에 한전 누적적자 50조 상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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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연일 상승, 전문가들 "조만간 100달러 돌파 유력" 전망
한전 상반기까지 누적적자 47조 이어 올 연말까지 50조 넘어설듯
정부, 추석 이후 요금 인상여부 발표할 듯···"한전 구조조정 병행해야"
한국전력공서 전남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한국전력공사 전남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국제 유가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전기요금 인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91.20달러로 전일 종가 대비 0.31% 줄어들었다. 또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0.10% 감소한 배럴당 94.34달러로 마감했다.

다만 이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상호 군사협력 논의에 따른 일시적 반락으로 18일까지 WTI와 브렌트유 모두 상승세가 지속됐다. WTI는 지난 14일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이후 4 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브렌트유 역시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만에 배럴당 가격이 장중 95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이 이어진 만큼 국제 유가 조만간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유가 등 연료비 상승으로 한전의 적자는 예상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올 상반기 영업손실 8조4500억원을 기록했고, 현재까지 누적 적자만 47조원이 넘는다. 지난 5월부터 전기요금이 인상된 이후 한전은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에서 벗어나는 듯 했지만, 최근 국제유가 등 연료비 급등으로 당초 예상했던 올해 6조5000억원 영업손실보다 3조원 이상 손실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2023∼2027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원달러 환율 1270원, 브렌트유 가격 배럴당 82.8달러를 전제로 내년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환율과 국제유가가 각각 5%, 10% 상승한 부정적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내년 6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부채비율은 현재 약 600%에서 100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전의 누적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도 더이상 전기요금 동결만 되풀이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정부는 4분기 중 전기요금을 추가로 인상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새로 취임한 김동철 한전 사장은 "현재 한전의 누적적자는 47조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무려 600%에 육박한다"며 "한전이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처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국제연료가격 폭등과 탈원전 등으로 상승한 원가를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이 다시 급등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기요금 인상으로 부담이 가중될 소상공인, 자영업자, 저소득층 등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별도의 충분한 지원 대책도 확실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방문규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한전 적자를 해결할 원인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거론했다. 방 장관은 "전기요금 조정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면서도 "국민 경제에 너무 큰 문제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요금 추가 인상 시기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한전은 지난 18일 정부에 4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제출했다. 정부는 예정대로라면 9월 말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최근 물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고 경기침체 속에서 서민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추석 연휴 이후에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정부는 한전의 더 뼈를 깎는 재무 구조조정책이 나와야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인상 시기가 조금 더 늦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 인상이 확정되면 소비자물가 추가 상승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로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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