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LH 핵심가치 '청렴 공정'이라면서
[데스크 칼럼] LH 핵심가치 '청렴 공정'이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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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은 집과 도시로 국민의 희망을 가꾸는 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비전이다. 이를 위해 LH는 핵심 가치인 △청렴 공정 △미래 혁신 △소통화합 △안전 신뢰 △상생협력을 실현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겠다고 홈페이지에 기술해 놨다.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회사가 밝힌 경영원칙을 지켰는지 의문이 든다.

첫 번째 핵심 가치인 청렴 공정부터 지켜지지 않고 있다. 부정부패를 일체 근절하고 청렴을 최우선 가치로 생활한다고 했지만, 실상은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빼돌려 땅 투기를 하는 등 온갖 비리로 얼룩져 있다. 최근 진행된 감사에서도 직무 관련자에게 금품을 요구하는가 하면 공사 물품을 사적으로 사용, 허위 병명으로 병가 사용, 법인카드 사적 남용 등 부정 사례는 넘쳐나고 있다.

두 번째인 미래 혁신의 경우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제공하는 아파트는 철근 누락 등 기본 이하의 설계로 소비자들과 국민을 불안케 한다. 창의성과 전문성으로 관습과 관행에서 벗어난다는 원칙도 전현직 직원들이 국민 목숨을 담보로 그들만의 이해못할 리그를 만드는 관행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안전 신뢰의 경우 LH는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겠다고 했지만 인천 검단 주차장 붕괴 사고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철근누락 단지는 다수였다. 임의로 철근 누락이 경미하다고 발표에서 누락시키며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한준 사장이 대대적 조직 혁신 조치로 상임이사 5명의 사직서를 받아 4명의 사직서를 수리했지만, 실상은 이들 대부분 임기가 끝났거나 끝날 임원들이었다. 어차피 그만둘 상임이사 전원을 내세워 '대대적 조직 혁신'을 한 양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대국민 쇼'를 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고강도 혁신안 발표 때 '전관예우'와 관련 입찰 일정 기간 제한, 전관 업체의 입찰 배제 등의 내용이 다수 포함됐지만 전현직 직원들은 지금도 긴밀한 소통을 하고 있고, 전관 업체에 용역을 맡기고 있다. 조직개편의 경우에도 조직 축소 등을 통해 직원 수를 20%가량 줄이겠다고 했지만 2021년 8979명에서 현재 8885명으로 1%(94명) 줄었을 뿐이다.

이처럼 자신들이 내세운 경영원칙조차 지키지도 못하는 LH가 어떻게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LH는 오는 10월 고강도 혁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신뢰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나오는 혁신안인 만큼 더 이상 꼼수가 통하지 않는 '진정한 혁신안'을 내놔야 한다. 이번이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민수 산업2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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