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묶고 싶습니다만..." 김구림 작가전 내일부터
"미술관을 묶고 싶습니다만..." 김구림 작가전 내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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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서 내년 2월 12일까지 전시
김구림 작가가 그의 작품 앞에 휠체어를 타고 앉아 있다. (사진=김무종 기자)
김구림 작가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오는 25일부터 전시되는 그의 작품 중 '음과양 91-L 13'을 휠체어를 타고 응시하고 있다. (사진=김무종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무종 기자] 휄체어를 타고 등장한 김구림(87) 작가. 실험정신으로 숱한 화제를 남긴 그의 작품이 내일(25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가 시작된다. 230여점의 작품과 60여점의 아카이브를 통해 김 작가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24일 오전 심장박동기를 달고 기자간담회에 나타난 김 작가는 “아방가르드 작가라 하는데 그런 작품은 없다. 파격이 없다. 미안하고 죄송하다. 고리타분한 것만 보여드려서”라며 “오늘 설치 자체도 하지 못하고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연락도 없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을 광목으로 묶어 구태의연한 미술계에 쓴 소리를 보여주고 싶었으나 실현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미술관 측은 등록문화재여서 어려움이 있고 구현된다 해도 시간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작가 뜻이 관철되지 못했지만 그의 생애 주요 작품들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전자예술A (사진=김무종 기자)
우현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가 김구림 '전자예술A'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무종 기자)

내년 2월 12일까지 서울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국내 최초 일렉트로닉 아트인 '전자예술A'를 만날 수 있다. 원작은 찾을 길이 없는데 1968년 남긴 드로잉을 바탕으로 2013년 개인전(서울시립미술관)에서 다시 재현한 것이다.

또 '현상에서 흔적으로' 작품에서 플라스틱 트레이에 얼음이 녹는 작품도 볼 수 있다. 얼음 위에는 트레싱지가 놓여있다.

김구림 '흔적으로' (사진=서울파이낸스)
김구림 '현상에서 흔적으로' (사진=서울파이낸스)

음과양 연작은 그의 대표작인데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대표 작품 외 고도로 문명화된 현대사회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재해를 비판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신작 ‘음과 양. 자동차’를 만날 수 있다.

김구림 신작 '음과양. 자동차' (사진=김무종 기자)
김구림 신작 '음과양. 자동차' (사진=김무종 기자)

이밖에 판화가 아니라는 이유로 논란을 일으킨 작품 ‘걸레’도 전시된다. ‘제3회 동아국제판화비엔날레’에 비슷한 제작방식으로 작품을 출품했다 운영위원회가 판화 범주에 대한 이견으로 반발하면서 출품이 거부되기도 했다.

판화가 맞냐 논란 일으킨 김구림 '걸레' (사진=서울파이낸스)
판화가 맞냐 논란 일으킨 김구림 '걸레' (사진=서울파이낸스)

김구림 작가는 미술 외 연극·영화·무용·음악 등을 시도해 ‘총체예술’ 작가로 평가받는다. 김구림의 공연은 MMCA다원공간에서 오는 9월7일 오후 2시 볼 수 있다. 비언어적 소통의 방식을 추구했던 작가의 실험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미술대학을 중도에 포기한 이유는 2차원에 담는 기존 (미술) 방식에서 더 이상 배울 게 없다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설치 쪽으로 방향을 틀어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구림 작가 (사진=김무종 기자)
김구림 작가 (사진=김무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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